눈 속 혈관 상태로 파킨슨 환자 뇌 들여다본다

강북삼성병원, 알고리즘 첫 개발
안구 촬영해 뇌신경계 기능 예측

인지기능 예측 알고리즘 프로세스. 사진 제공=강북삼성병원

강북삼성병원 신경과 윤원태·안과 송수정 교수와 신지태 성균관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공동 연구팀이 안저사진을 통해 파킨슨병 환자의 뇌신경계 기능이상을 측정하는 알고리즘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눈의 망막은 비침습적으로 전신 혈관상태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심혈관질환 분야에서는 안저사진을 이용해 질환 위험을 예측하려는 연구들이 다양하게 시도돼 왔다.


15일 강북삼성병원에 따르면 연구팀은 뇌질환 관련 망막연구가 거의 없다는 데 착안해 안저사진에서 뇌신경계 파킨슨 관련 증상의 운동기능 상태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 개발에 나섰다. 파킨슨병은 치매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뇌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서서히 소실되면서 서동증(운동느림), 안정 시 떨림, 근육강직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연구팀은 2020년 10월~2021년 4월 사이 강북삼성병원 신경과를 방문한 파킨슨병 환자들의 △뇌기능 관련 영상 △뇌신경계 운동 기능 평가 결과 △안저사진을 분석한 다음 해당 정보를 기반으로 나이와 성별과 같은 환자의 기본 정보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알고리즘을 완성했다. 안저사진, 나이, 성별 등 기본적인 정보들을 입력하면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해당 환자의 파킨슨병 관련 뇌신경계 운동기능 척도인 H-Y 척도와 UPDRS 점수를 예측해준다.


알고리즘은 적은 수의 환자 데이터를 이용했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2가지 신경계 운동기능 지표를 예측하는 데 있어 약 0.8에 근접하는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연구팀은 파킨슨병 뿐 아니라 다른 신경학적 질환들과 눈과의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관계를 밝히기 위해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송수정 교수는 “인공지능 방법론을 통해 대표적인 뇌신경계 퇴행성질환인 파킨슨 관련 질환과 눈의 연관성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안저검사를 통해 신경학적 뇌신경계 기능을 직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임상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안과 분야 저명한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 안과학(JAMA Ophthalmology)' 2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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