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 더 일해" 이게 맞나?…주 69시간제 비판한 서울대생

에브리타임 캡처

한 서울대생이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주 69시간 노동' 제도 개편안에 대해 "생활고 해결책이 이것뿐이냐"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지난 13일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서울대 자유게시판에는 '주 69시간 옹호하는 기사들 역겹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재학생 A씨는 "무슨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주52시간제 때문에 일을 더 하고 싶어도 못 한다'는 스토리를 쓴다"고 운을 뗐다.


그는 "주 52시간(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꽉 채워 근무하고 야근도 이틀쯤 해야 나오는 근무 시간) 일했는데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내놓는 해결책이 '그럼 넌 더 일해' 뿐인가?'”라며 "사회의 분배 체계에 문제가 있는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은 취약 계층이 있는지, 회사가 월급을 제대로 계산해서 주는지, 물가가 지나치게 높은 게 아닌지 짚는 게 먼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루도 안 쉬고 9시~20시 초과 근무해야 주 70시간"이라며 "지금 사회는 일을 아무리 해도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 준다는 해결책이 '그래 돈 없어서 힘들지? 더 노예처럼 일할 수 있게 해줄게' 이따위 수준이면서 뭐 엄청난 정책인 듯 얘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주 69시간 노동 개편안이 시행되면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볼 시간은 날까? 저녁에 문화생활은 즐길 수 있을까? 국민이 안 그래도 안 읽는 책을 더 안 읽고, 안 그래도 안 낳는 아이를 더 안 낳게 될 거라는 생각은 아무도 안 한 건가?"라고 덧붙였다..


이를 본 또 다른 재학생은 "동의한다. 상식적으로 주 52시간 일하는데 생활고에 시달린다면 사회 복지가 정상적으로 작동 안 하고 있다는 소리"라고 댓글을 남겼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주당 기본 근로시간 40시간에 최대 12시간의 연장근로를 허용하는 '주 52시간제'에서 '1주 단위'로 된 연장근로시간 관리단위를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확대, 집중근로가 필요할 경우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주 69시간제’ 노동 개편안을 발표했다.


‘주 69시간제’로 개편되면 1주 근로시간이 최장 69시간까지 확대될 수 있다. 다만 근로기간을 확대하려면 사업주는 근로자대표와 서면 합의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안이 발표되자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OECD 평균보다 노동시간이 200시간 높다. 현재도 연차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을 몰아서 하고 나중에 장기휴가를 쓰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윤 대통령은 “입법예고 기간 중 표출된 근로자들의 다양한 의견, 특히 MZ세대의 의견을 면밀히 청취하여 법안 내용과 대국민 소통에 관해 보완할 점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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