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의 부활절 달걀 굴리기(White House Easter Egg Roll) 행사를 앞두고 동물단체가 진짜 달걀을 사용하지 말 것을 제안했다.
13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PETA)는 이날 질 바이든 여사에게 편지를 보내 행사에 진짜 달걀 대신 ‘재활용 달걀’을 사용해달라고 요구했다.
페타의 설립자 잉그리드 뉴커크는 편지에 “수년간 사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이나 나무 달걀, 아니면 색칠한 돌이나 달걀모양 공으로 진짜 달걀을 대체해달라”고 적었다.
이어 “(그렇게 한다면) 윤리, 환경, 또는 건강상의 이유로 달걀을 먹지 않는 아이들을 포함한 모든 어린이, 그리고 닭들에게 특별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활절 달걀 굴리기는 백악관이 대중을 상대로 여는 연례행사로, 어린이 수천 명이 백악관 뜰에서 삶은 달걀을 깨뜨리지 않고 굴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해 행사는 내달 10일 열리며 오는 16일 입장권 추첨이 예정돼 있다.
그는 특히 미국이 사상 최악의 조류독감 사태를 겪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미국의 가정에서는 달걀을 사기 위해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고 했다. 또 뉴커크는 “지금이 잔인한 달걀 산업에 일조하지 않는 착한 부활절 전통이 ‘부화’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미국달걀위원회(AEB)에 따르면 2019년 달걀 굴리기 행사에서는 미 농가에서 기부한 달걀 7만여 개 이상이 사용됐다.
페타가 백악관의 달걀 사용을 지적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페타는 2016년에도 백악관 행사에 플라스틱 달걀과 색칠 가능한 도자기 달걀을 기부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고, 작년에는 구조된 새 한 쌍에 바이든 부부의 이름을 붙여 ‘비건(채식주의자) 부활절 축제’를 지지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