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 사망자 37% 증가… '두바퀴 이동수단' 관리 강화

보행 사고 위험 지역에 '우회전 신호등' 설치
고령 운전자에 '조건부 면허제' 도입 검토
판스프링 등 화물차 불법 개조시 면허 취소



서울경제DB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에도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수단(PM) 사고는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어명소 국토교통부 2차관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대책 점검회의를 열고 ‘2023년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대책’을 논의했다. 어 차관은 “지난해 4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돼 이동량이 증가했음에도 전년 대비 교통사고 사망자가 6.2% 감소했다”며 “그럼에도 우리나라가 교통안전 선진국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지적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역대 최소 수준인 2735명을 기록했다. 보행자(-8.3%), 고령자(-2.9%), 어린이(-21.7%), 음주운전(-17.0%), 화물차(-8.4%) 등 교통사고 유형 대부분에서 사망자가 감소했다. 하지만 전동킥보드 등 PM 사고 사망자는 36.8%나 늘었고 이륜차(5.4%), 자전거(30.0%) 사고 사망자도 증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비 교통안전 수준 역시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는 5.9명으로 OECD 평균(4.7명)의 1.3배 수준, 자동차 1만 대당 사망자는 1.1명으로 OECD 평균(0.8명)의 1.4배 수준이다. 특히 보행 사망자와 고령 사망자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각각 전체 사망자의 34.1%(OECD 대비 1.9배), 46.0%(OECD 대비 1.7배)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27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50% 수준인 1600여명까지 감축해 OECD 10위권의 교통안전 선진국으로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우회전 차량으로 인한 보행자 사고 위험이 높은 지역에 우회전 신호등을 설치해 안전을 강화하기로 했다. 제한속도 시속 20㎞ 이하의 ‘보행자 우선도로’도 지속 확대해 나간다.


또 노인 보호구역 지정기준을 복지시설 중심에서 전통시장 등 노인 보행자가 많은 장소까지 확대하고 보호구역 지정을 위한 참고조례안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하기로 했다. 고령 운전자 안전을 위해 교통비를 지원하는 ‘운전면허 자진반납’도 지속 추진하고 특정 조건에서 운전을 제한하는 ‘조건부 면허제’ 도입도 검토한다.


그동안 관리 사각지대에 있었던 이륜차는 신고부터 안전검사·정비·폐차에 이르기까지 차량 생애주기별로 관리를 강화한다. 지난해부터 시범 운영 중인 후면 번호판 무인단속을 확대하는 한편 효과적인 단속을 위해 번호체계 개편 방안도 마련한다.


전동킥보드 등 PM 관리 또한 강화한다. 현재 자유업으로 운영 중인 PM 대여업에 ‘등록제’를 도입하고 PM 대여사업자가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도록 법률을 제정하기로 했다. 특정 기간 동안 이륜 이동수단 이용자의 위법행위 집중 단속 및 계도도 실시해 위법행위 근절을 추진한다.


화물차 안전을 위해서는 판스프링 임의 부착 등 불법으로 개조한 화물차를 운행하는 경우 운송사업허가 및 운수종사자 자격 취소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중대 사고를 낸 경우에는 형사처벌 또한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고속도로·나들목(IC) 등에서 수시 합동 현장 단속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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