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콘까지 제친 하겐다즈…'안방' 수성 고민 큰 K빙과

내수 포화상태에 입맛 고급화
수입 아이스크림 갈수록 인기
하겐다즈 점유율 3위에 올라

대형마트 냉동고에 진열돼 있는 아이스크림 제품들 / 연합뉴스

국산 아이스크림은 해외에선 웃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선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가뜩이나 시장이 포화 상태인 데다 저출산 탓에 시장 상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낮은 상황에서 수입 아이스크림의 인기가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하겐다즈의 빙과 브랜드 점유율은 5.01%로 투게더, 붕어싸만코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하겐다즈는 2019년 브랜드 점유율 5위를 기록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투게더, 붕어싸만코, 월드콘에 이어 4위에 올라선 뒤 지난해 상반기에는 월드콘마저 제쳤다. 매출액도 328억 8600만 원 수준으로 점유율 2위인 붕어싸만코(329억 9200만 원, 5.03%)와 간발의 차를 보였다.


수입 아이스크림의 공세는 점점 거세지는 추세다. 2019년에는 미국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엔제리스’가 한국에 상륙했고 같은 해 저칼로리 브랜드 ‘헤일로탑’이 들어왔다. 그간 수입 제품은 국산에 비해 높은 가격 때문에 소비자 접근도가 높지 않았다. 하지만 편의점에서 수입 제품 ‘1+1 행사’가 늘고 국산 제품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국내-수입 아이스크림의 격차는 좁혀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8년 빙과 수입액은 3853억 달러에서 지난해 5550억 달러로 5년 새 44%가량 성장했다.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이 다양화, 고급화 하고 있는 점도 한몫했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CU의 지난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5% 늘었다. 올 1~2월에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7% 늘었는데, 겨울인 1~2월이 아이스크림 시장의 혹한기임을 감안하면 올 여름 이 같은 증가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스킨라빈스 등 매장형 아이스크림의 판매가 크게 성장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배스킨라빈스의 매출은 2019년 4455억 원에서 2021년 5692억 원으로 3년 새 27.8% 성장했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빙과 시장은 1조 5795억 원에서 1조 3574억 원으로 줄었다. 배스킨라빈스 단일 브랜드 매출 규모가 전체 빙과 시장의 41.9%에 달하는 것이다. 빙과업계 관계자는 “저출산으로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데 더해 프리미엄 시장, 수입품, 매장형 브랜드의 몫이 커지면서, 제조사들 입장에서는 국내에서 더 이상 성장을 모색하기 힘든 환경에 처하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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