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를 통해 ‘만인의 적 연진이’가 된 배우 임지연이 이사라 역할이 탐났다고 밝혔다.

1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더 글로리’(극본 김은숙/연출 안길호)의 박연진 역을 맡은 임지연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당한 학교 폭력으로 인해 인생이 부서진 여자, 문동은(송혜교)이 자신의 인생을 걸고 가해자들에게 처절한 복수를 하는 이야기다. 박연진은 학교 폭력을 주동자로, 끝까지 반성을 모르고 적반하장인 태도다.

박연진 역을 탁월하게 소화한 임지연은 본명보다 “연진이”로 더 많이 불리고 있다. 극 중 문동은이 박연진에게 편지를 쓰는 것처럼 각종 패러디가 나오기도 한다. 처음으로 도전한 악역 연기로 인정받은 임지연은 “박연진을 보고 ‘와 이런 여자가 있나’ 싶었다. ‘어떻게 이렇게 죄책감이 없는 사람이 있을 수가 있지?’라는 생각이었다”며 “그래서 어려웠다”고 했다.

이어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할지 갖가지 아이디어를 내려고 했다. 나중에는 나만 할 수 있는 빌런이 되보자 했다”며 “내 표정과 목소리에 연진이스러운 게 묻어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자신감을 고백했다.

임지연은 “박연진이 아니어도 다른 역할이라면 참여했을 것”이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이사라(김히어라)가 좀 탐났다”며 “맛 간 눈이 매력적이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김히어라의 연기가 정말 좋아서 그런 역할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글로리’ 촬영을 마무리하고 곧바로 작업에 돌입한 tvN 드라마 ‘마당 있는 집’에서 강현남(염혜란) 캐릭터와 비슷한 역할을 맡았다고 귀띔했다.

배우들 간의 호흡은 가히 완벽했다. 임지연은 “서로 연기에 대한 코멘트보다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그는 “문동은과 있을 때 나는 겉으로 표출하고 문동은은 감춘다. 그럴 때마다 송혜교 언니가 나를 되게 많이 받아줬다. 감사한 마음에 서로 으쌰 으쌰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손명오(김건우)를 죽이는 신에서 나는 손명오가 하는 대사에 리액션만 한다. 손명오의 신이기 때문”이라며 “김건우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해. 내가 다 받아줄 거야’라고 했다. 반대로 서로 내지르고 받아주기도 했다”고 호흡을 자랑했다.

‘동은 5적’이라고 불리는 학교 폭력 가해자 무리를 연기한 배우들은 현실에서 절친이 됐다. 임지연은 “우린 모두 절실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고, 자기 캐릭터를 사랑하면서 잘 해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특히 임지연과 김히어라, 차주영(최혜정 역)은 사적으로 모임을 많이 가지며 친분을 쌓았다. 임지연은 “현장에서 우리끼리 놀리느라 바빴다”며 “최혜정은 몸에 붙게 옷을 입고 오니까 우리가 ‘숨은 쉬어지니. 어디다 눈을 둬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런 농담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어 “감사하다. 정말 소중한 사람들을 얻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