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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레터에서 모레상점 이지은 대표님이 월경컵, 디지털 탬폰, 면생리대 사용에 대한 조언(다시보기)을 나눠주셨습니다. 월경컵 찬양하느라 미처 못한 모레상점 이야기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모레상점은 제로웨이스트샵인데 온라인몰위주인 곳. 잠깐, 제로웨이스트샵이면 탄소발자국을 길게 만드는 택배 배송은 되도록 안 해야되는 거 아냐? 하는 의문이 들지 않으십니까? 이 문제를 포함해 모레상점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전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 대표님이 추천하는 제로웨이스트템 놓치지 마시고요.

▷지구용 : 제로웨이스트샵의 온라인 배송, 조금 모순적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종이박스나 포장재 쓰레기가 생기니까요.

▷이대표님 : 그렇죠. 온라인배송은 탄소발자국도 늘리고요. 그래서 고민을 했는데, 모레상점을 시작했던 2019년엔 서울에 제로웨이스트샵이 한 곳뿐이었고 제품 종류도 한정적이었습니다. 제로웨이스트제품, 업사이클 제품까지 소개하고 싶은데 작은 매장 하나에 다 입점시킬 수도 없었고요.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도달하려면 문명을 활용해야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가만히 있는 동안 환경에 나쁜 제품들은 더 많아질 테니까요.

여기까지가 페이즈 원(1단계)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페이즈 투(2단계)에선 이런 제품이 있다는 사실, 환경 문제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많이 퍼뜨리려고 노력합니다. 아마 제로웨이스트샵들 대부분은 적자일 겁니다. 시장이 커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1%의 소비자들만 쓰는 것 같으니까요.

제로웨이스트샵들이 많이 생기기도 했지만 많이 없어지기도 했고, 친환경 브랜드들도 하나둘씩 사라집니다. 어떻게 더 많이 쓸지 고민하고 더 많이 팔아서 친환경 브랜드들이 오래 살아남게 하고 싶습니다.

▷입점 제품은 어떻게 고르세요?

①품질을 타협할 수 없어서 거르고 거릅니다. 입점 제안이 와도 저희가 사서 써보고요. 월경용품 같은 경우는 충분히 써봐야 하니까 1,2년을 써봅니다. ②생산 과정, 환경 영향, 폐기되는 방식도 당연히 고려합니다. ③그리고 디자인! 디자인이 마음에 안들면 소비자들도 결국 안 쓰거든요. ④기업 가치관도 봅니다. 기부라든가 고용이라든가...이미 앞의 세 가지 조건만으로도 이미 벅차니까 4번은 플러스알파 정도로 참고합니다.

▷제로웨이스트다, 친환경이다 하면서 수입산인 경우도 꽤 있더라고요(특히 인터넷 판매..!) 수입산이면 탄소발자국이 길어지니까 걱정입니다.

모레상점은 99%가 한국 제품입니다. 수입산은 (품질 때문에 포기하지 못한) '험블 치실'과 나트라케어 디지털탬폰, 베트남산 천연수세미 정도.

▷아직까지 일반적인 소비자들 사이에선 ’친환경 제품은 비싸다’는 인식도 강한 것 같습니다.

비싸서 못 쓰는 소비자들이 최소화되는 구조를 만드는 게 우리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찾아서 더 싸질 때까지 기다릴 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가격 저항을 없애는 게 시장을 만드는 사람들의 몫 아닐까요. 그래서 모레상점은 멤버십 할인 혜택을 만들었습니다. 첫 번째 구입 땐 1% 할인, 열 번 이상 구매 땐 상시 10% 할인되고요(세일 제품은 중복할인 된다는 대표님의 깨알 홍보). 소비자들이 새로운 제품군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올해 목표입니다.

▷자신 있게 추천하는 제로웨이스트템은요? 사심을 담아서 여쭤보고 싶은데, 머릿결을 부드럽게 해 주는 샴푸바가 특히 절실합니다.

제가 로레알에서 샴푸도 담당했고 비싼 샴푸도 많이 써 봤는데, 샴푸바(4년째 사용중)가 제일 좋더라고요. 특히 저희의 모어포모레 샴푸바. 코코넛 유래 계면활성제처럼, 아베* 같은 비싼 샴푸에 들어가는 성분이 들어갔는데 5분의 1 가격입니다. 방부제나 실리콘이 들어간 마트 샴푸랑 비교하면 안 되고요.

실리콘이 들어간 샴푸는 머릿결이 좋아진다고 느낄 수 있는데, 사실 두피 건강이 더 중요합니다. 두피 건강에 해로운 성분이 없는 모어포모레 샴푸바를 쓰시면 꺾여 있던 머리카락이 펴지는 게 느껴지고 두피 각질도 없어질 겁니다. 두피가 좋아지면 모발도 좋아지고요.

지성이면 샴푸바를, 건성이라면 모어포모레 올인원바도 추천드립니다. 올인원바는 아무래도 몸까지 닦으니까 좀 더 촉촉합니다. 다만 샴푸바에는 모발을 튼튼하게 해 주는 비오틴이 들어가는데 올인원바에는 없다는 등의 차이는 있습니다.

모어포모레 샴푸바, 올인원 바는 모레상점과 동구밭이 손잡고 식물성 천연 원료로 만듭니다. 또 팜유, 팜유 유래 글리세린 대신 유채씨오일에서 뽑은 글리세린을 쓰고 종이 포장재는 100% 사탕수수 부산물로 제작합니다. 비싼 성분을 많이 넣었고 다른 샴푸바(90~100g)보다 용량도 큰 120g.

(모레상점의 모레지기 박나정님도 "올인원바는 제가 써본 최고의 클렌징폼"이란 이야기를 덧붙여주셨습니다. 9개째 쓰고 계신다고. 그리고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비싸다고 하시면 속상하더라고요. 3만원짜리 제품을 1만3000원에 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레상점 포 비즈니스'도 궁금합니다.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모레상점을 시작하고 나서 기업들의 문의가 왔습니다. 각종 행사를 할 때 친환경적인 선물을 준비하고 싶다고요. 그래서 기업용 상품 구성을 마련했습니다. 제로웨이스트나 친환경 제품에 관심이 없던 분들도 그렇게 선물 받아서 쓰기 시작하는 효과도 있고요. 우리가 검증한 품질 좋은 제품들로 선물하면, 예를 들어서 중국산 대나무칫솔에 실망했던 분들이 닥터노아 써보고 좋아하게 되실 수도 있겠죠.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는 아직 확연한 적자인데 다행히 기업 판매에서 보완이 되고 있습니다.

지구용은 이대표님, 박나정님(TMI : 두 분 모두 ENFP)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큰 에너지를 얻고 왔습니다. 알면 알수록 힘겹게만 느껴지는 제로웨이스트 시장이지만 이런 분들 덕분에 이만큼 성장했겠죠? 앞으로의 모레상점이 궁금하신 분들은 인스타에서 더 많은 이야기 들으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레상점의 '모어포모레' 이야기 남겨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