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사진)이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외교 발표에 대해 “한심하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2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장문의 글을 게재한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방일 외교에 대해 대통령실이 ‘일본인의 마음을 여는 데 성공했다’고 자랑한다”며 “웬만하면 입 닫고 있으려고 했는데, 한심해서 한마디 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과거사에서 일본이 가해자, 우리가 피해자였다는 역사의 진실은 변할 수 없다”며 “피해자가 왜 가해자의 마음을 열어야 하나. 가해자가 피해자의 마음을 열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따졌다.
이어 “학교폭력도 이치가 그러한데 한일 역사에서는 더더욱 그렇지 않나”라며 “일본은 강제징용, 강제노동의 ‘강제성’조차 부인하고 있다. 가해자가 피해자의 마음을 열어야 하는 상황을 피해자가 가해자의 마음을 열어야 하는 상황으로 전도시켜 놓고 외교적 성공이라 자랑하니 어이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의 대일 외교를 비판하며 “우리나라가 과거사에 얽매여 사과와 배상에만 매달리는 것엔 찬성하지 않는다”면서도 “역사의 진실마저 부정하려는 일본에 저자세를 취할 이유는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독도, 위안부, 강제징용,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등재 등 주권과 역사의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의 단호한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그게 순국선열의 혼에 부끄럽지 않고, 위안부 피해자, 강제징용 피해자의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풀어드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닥치고 반일'도 안되지만, 역사를 부정하는 친일도 안된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대일외교에서 지켜야 할 선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기 바란다. 우리가 그 선을 지키고, 일본도 그 선을 지킬 때 비로소 한일관계가 정상화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의힘 김웅 의원도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윤 대통령 방일 일정에 동행한 정진석 의원이 '식민지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자'고 한 발언에 대해 "그럼 나치의 인종학살에 대해 70년이 지난 지금도 이야기하는 것은 유대인 콤플렉스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독일은 유대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했지만 아직도 반성하고 있다. 반나치법을 만들어 나치즘을 옹호하는 것만으로도 처벌하고 있다"며 "그에 비해 일본의 사과란 것은 고작 '통석의 념'이 전부다. 게다가 식민지 지배나 전쟁 책임을 두둔하는 자들이 버젓이 행세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19일 오후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외교라는 게 상대방의 마음을 열고 양자 또는 다자 관계에서 판을 바꾸는 것이라면,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외교는 커다란 성공"이라며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됐다는 평가가 한일 양국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에서도 공통되게 나오고 있다"고 자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