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0일(현지 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 전략의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 750억 달러(약 98조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번 회담에서 기시다 총리는 올해 주요 7개국(G7) 의장국 자격으로 5월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모디 총리를 초대하며 인도와의 협력 의지를 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전날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모디 총리와 2시간 가까이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는 FOIP 실현을 위해 2030년까지 인도태평양 지역에 7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글로벌사우스’로 불리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정부개발원조(ODA)를 확충해 질 높은 인프라 투자를 추진할 방침이다. 또 인도 뭄바이와 아메다바드를 잇는 고속철도 정비 사업에 3000억 엔(약 3조 원)의 차관을 공여하기로 했다. 닛케이는 “‘일대일로’로 대표되는 중국의 개도국 인프라 지원에 대항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두 정상은 개발금융과 식량안보 등 여러 분야에서 G7과 주요 20개국(G20)을 연계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일본과 인도는 올해 G7과 G20 의장국을 각각 맡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군비 확장 행보와 관련해 국제 질서 유지를 위한 협력도 다짐했다.
한편 인도 방문을 마친 기시다 총리는 이날 곧바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향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나선다. 닛케이는 “기시다 총리가 G7 의장으로서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