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퍼스트리퍼블릭 투자' 국민연금·KIC, 초비상

은행 위기설에 주가 뚝
막대한 투자 손실 우려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가 최근 ‘위기설’에 휩싸여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미국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지분을 상당 수준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 비상이 걸렸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자료를 종합하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식을 25만 2427주(공시 시점 기준 평가액 3076만 달러, 401억 원) 보유한 것으로 신고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9월 말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지분 23만 704주를 신고했는데 주가가 소폭 떨어질 때 2만여 주가량 추가 매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SEC 공시에는 국민연금 직접투자분만 반영되며 위탁운용분은 포함되지 않는다.


KIC도 지난해 말 기준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식 13만 7853주(1680만 달러, 220억 원)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KIC는 지난해 9월 말 26만 6983주보다 지분 보유량을 절반가량 줄이며 차익을 실현해 국민연금에 비해서는 위험 부담을 낮췄다는 분석이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인근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여파로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며 위기설이 제기됐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종전 ‘A-’였던 신용등급을 최근 두 차례에 걸쳐 7단계 아래인 투기 등급 ‘B+’로 끌어내렸고 무디스도 ‘Baa1’에서 투자 주의 등급인 ‘B2’로 7단계 강등했다. 이에 19일 뉴욕 증시에서 퍼스트리퍼블릭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7.11% 급락한 12.18달러로 상장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국민연금은 SVB와 함께 파산한 미국 시그니처뱅크·크레디트스위스(CS) 등의 주식과 채권에도 투자하고 있어 관련해 손실 위험이 발생한 투자금이 총 3200억 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국민연금은 SVB 사태 후 관련 투자 주식을 최대한 빠르게 처분해왔으나 적지 않은 투자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투자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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