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 "소득 따라 코로나19 인한 우울증·극단 선택 경험 차이"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에게 평등하지 않았다’ 보고서 발간
소득 따라 우울증 2.4배, 극단 선택 생각 3.6배

소득격차 따른 우울 증상 위험도. 자료 제공=경기연구원

코로나19로 인한 소득 최하위 계층의 극단 선택을 생각한 비율이 최상위 계층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연구원은 2021년 3월 22~23일 전국 17개 시·도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분석한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에게 평등하지 않았다’는 보고서를 23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상 유병률은 월 평균 가구소득 100만 원 미만인 소득 최하위 계층(32.8%)과 500만 원 이상인 최상위 계층(13.4%)의 격차는 2.4배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자살 생각을 한 비율도 최하위 계층이 24.1%로, 최상위 계층(6.74%) 대비 약 3.6배 많았다.


가구 구성원별로는 1인 가구일 경우 위험이 더욱 커졌다. 우울 증상 유병률은 21.6%, 2인 이상 가구일 경우 17.2%로 그 격차는 4.4%포인트였다. 특히 남성의 경우 2인 이상 가구일 때 14.5%인데, 1인 가구이면 22.9%로 증가해 그 격차는 1.6배에 달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자살 생각을 한 비율은 1인 가구가 13.5%로 분석돼 2인 이상 가구(7.7%)와의 격차는 1.8배였다.


이 기간 우리 사회에 만연했던 낙인 인식도 심리적 고통을 가중 시켰다. 우리 사회가 확진자에 대한 낙인 인식이 ‘없다’라고 응답한 집단의 우울 증상 유병률은 8.9%인데 반해, ‘다소 있다’라고 응답한 집단은 17.5%, ‘매우 심함’으로 응답한 집단은 39.1%로 크게 증가(4.4배)했다.


연구원은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재난으로 인한 정신 건강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사회적 약자와 취약 계층에 대한 우선적 중재 프로그램 마련 △찾아가는 심리지원 서비스 제공 △팬데믹에 대한 부정적 편견과 낙인 인식을 해소하는 정책 등을 제시했다.


이은환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향후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팬데믹이 발생했을 때 국민 정신건강 위험이 전염병처럼 확산하는 멘탈데믹(mentaldemic)에 대비해야 한다”며 “신종 감염병에 대한 불필요한 편견과 공포의 확산을 방지하고, 우리 사회의 약자들과 취약 계층의 형편에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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