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가 내달 11일 당 소속 다선 의원들과 릴레이 상견례를 통해 ‘연대·포용·탕평(연포탕)’ 행보를 본격화한다. 안철수·장제원 의원 등 색깔이 분명한 중진들을 상대로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최근 국민의힘 소속 4·5선 의원(14명), 3선 의원(17명)에게 만찬 일정을 통보했다. 김 대표 취임 후 전체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첫 소통 자리다. 우선 3선 의원들과 11일 만찬을 시작으로, 17일에는 4선 이상 의원들과의 만남을 이어간다. 인원수가 많은 재선(21명), 초선(63명) 등에 대해서는 일정을 조율한 뒤 순차적으로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자리는 총선을 앞두고 어수선한 당내 기류를 바로 잡는 화합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통의 리더십은 원내대표 등 다양한 직무를 거쳐온 김 대표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이에 김 대표가 전당대회 기간 내내 강조해온 ‘연포탕’을 선보일 무대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앞서 김 대표는 경선 내내 치열하게 다퉜던 안 후보와 황교안 전 대표를 만나 “우리는 큰 틀에서 한 식구"라며 의기투합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이날 자리는 중진들의 불만을 허심탄회하게 주고받고, 단합을 강조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가장 관심이 모이는 건 여당의 허리격인 3선 의원들과의 회동이다. 당내에서 공고한 입지를 구축하거나 독보적인 색채를 지닌 이들이 다수 포진해있기 때문이다. 친윤계 좌장격인 장제원 의원부터 정권 출범의 1등 공신으로 평가받는 안철수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 새 정책위의장으로 내정된 박대출 의원을 비롯해 김도읍(법제사법위원장) 의원, 김태호 의원(외교통일통상위원장), 한기호 의원(전 사무총장), 원내대표에 도전장을 낸 윤재옥 의원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즐비하다.
내부에서도 김 대표의 ‘연포탕’ 행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밥 한 그릇 먹고 오는 자리로 알고 있다”면서도 “당 대표가 자기 공약(연포탕)을 지키겠다는 차원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친윤-비윤으로 나눠지는 당내 갈등이 표면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일부 의원은 이번 회동에 참석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로서는 총선에 앞서 ‘원팀’을 구축하기 위해 당내 분위기를 신속히 추스르는 게 관건이다.
한편, 이날 김 대표는 전북 전주에서 지도부 출범 후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김 대표는 “당 대표로 선출되고 나서 신임 지도부와 함께 전주에서 최고위를 함께 개최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전주에 필요한 일꾼은 낡은 지역주의 구도에 갇힌 기득권 세력이 아니라 지역경제를 살릴 일꾼, 힘 있는 집권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