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의 시대는 끝났다. 미국 증시는 이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단 두 개의 종목이 장악하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트레테가스의 자료를 인용해 애플과 MS가 미국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3%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스트레테가스가 관련 집계를 시작한 1990년 이후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하워드 실버블랫 S&P다우존스지수 담당 수석 애널리스트는 “1978년 IBM과 AT&T 이후 S&P500지수에서 2개 종목이 이토록 높은 비중을 차지한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지난 10년간 메타, 아마존, 애플 등 주요 빅테크 주식은 승승장구했다. 눈에 띄는 성장세 덕에 5대 빅테크를 지칭하는 ‘FAANG’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였다. 이들 종목은 주가가 꾸준하게 오르며 2020년 8월에는 S&P500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까지 뛰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성장주에 대한 선호도가 줄면서 FAANG 내 분열이 나타나고 있다. 개별 악재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의 경우 주가 하락세가 더욱 뚜렷하다. 메타는 경쟁 심화, 넷플릭스는 가입자 수 감소 등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반대로 애플과 MS는 약세장 속 ‘안식처’로 급부상하며 S&P500지수 내 비중을 늘렸다. 지난 해에는 이들 회사의 주가도 폭락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각각 21%, 14% 상승했다.
WSJ는 “최근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기술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이달 들어 1.9% 상승해 올해 12%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이달 0.8% 하락해 연초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