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003620)(KG모빌리티)의 코스피 복귀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음 달 4일 한국거래소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앞두고 있지만 우려스러운 부분이 많다는 평가다. 4만 8000여 명의 소액 주주들의 속도 까맣게 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거래 재개를 위한 핵심 요소인 향후 회사 운영에 대한 개선계획서를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기반으로 향후 어떤 식으로 회사를 경영해 몇 년 동안 얼마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리고 앞으로 경영은 어떤 식으로 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담아야 한다. 다음 달 4일로 예정된 상장 적격성 심사까지는 8영업일만 남았다.
한국거래소는 쌍용차가 제출하는 개선계획서를 검토한다. 특이 사항이 없으면 쌍용차 주식은 4일 이후 바로 코스피 시장에서 거래된다. 다만 일부 검토 사항이 있다면 거래소는 20영업일 이내 기업심사위를 열고 심사를 거쳐 상장폐지, 개선 기간 부여, 매매 거래 재개를 결정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개선계획서에 회사 안정성, 경영성, 영업의 계속성 등을 충분히 증명할 수 있어야 거래가 재개될 수 있다”며 “작업에 시간이 꽤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고 우려되는 부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2020년과 2021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받으며 상폐 위기를 맞은 바 있다. 하지만 14일 감사 의견 적정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내면서 상폐 사유는 해소했다. 거래 재개의 첫 단추는 끼운 셈이다.
쌍용차의 최근 실적을 보면 개선계획서에는 긍정적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영업손실은 1119억 원으로 전년(2612억 원) 대비 57% 개선됐다. 지난해 부채 총계는 전년(1조 9539억 원) 대비 53% 감소한 9090억 원이었다.
다만 실적 개선을 주도하는 ‘토레스’의 흥행이 얼마나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올해 1~2월 티볼리(-55.4%), 코란도(-74.1%), 렉스턴(-21.2%), 렉스턴 스포츠(-64.1%) 등 대부분 차량 판매량이 전년 대비 급감했다. 쌍용차는 하반기 토레스 전기차(U100)로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전기차 후발 주자인 만큼 얼마나 차별화를 하느냐가 관건이다. 과거 옥쇄 파업 후 힘을 합치던 노동조합 역시 KG로 주인이 바뀐 뒤 다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거래소는 각종 우려 요인들을 개선계획서에 잘 녹여내야 거래가 재개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소액 주주들의 속은 까맣게 타고 있다. 쌍용차 주식은 2020년 12월 거래가 중지됐다. 거래 중지 전 소액 주주 수는 4만 8452명이었다. 한편 쌍용차 측은 “현재 초안을 준비 중에 있다”며 “기한 내 제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