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에코프로 또 손잡았다…K배터리 '아킬레스건' 극복 [biz-플러스]

새만금에 1조2100억원 투자 2024년말까지 완공
새만금청 설립 이후 산단 내 역대 최대 규모 투자
전구체 양극재 원가의 70% 차지하는 핵심소재

신영기(앞줄 가운데) SK온 구매담당, 박상욱(오른쪽) 에코프로 부사장, 지앙 미아오(왼쪽) GEM 부총경리, 박성욱(뒷줄 오른쪽) SK온 글로벌 얼라이언스 담당, 허개화(뒷줄 왼쪽) GEM 회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전구체 생산합작법인 '지이엠코리아뉴에너지머티리얼즈’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SK온



SK온이 국내외 파트너사들과 손잡고 새만금에 연산 5만 톤 규모의 배터리 전구체 생산 시설을 짓는다. 전구체는 ‘배터리의 심장’인 양극재 원가의 7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중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90%를 넘어 국산화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SK온의 이번 투자로 한때 ‘버려진 땅’으로 불렸던 새만금은 K배터리에 핵심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핵심 기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K배터리 대표 ‘SK온’-국내 최대 양극재 기업 ‘에코프로(086520)’ 합작






23일 SK온은 국내 최대 양극재 기업인 에코프로, 글로벌 전구체 기업인 거린메이(GEM) 등과 24일 전북 군산시 라마다호텔에서 1조 2100원 규모의 새만금 전구체 생산 시설 건립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투자 금액은 새만금청 설립 이후 역대 최대 기업 투자 규모다. 지난 한 해 유치한 투자 실적(1조 1852억 원)보다 크다.


협약에 따라 3사 합작사인 ‘지이엠코리아뉴에너지머티리얼즈(지이엠코리아)’는 새만금산업단지 내에 2024년 말까지 연간 생산량 5만 톤 규모의 전구체 생산 공장을 세운다. 지이엠코리아는 전구체 생산능력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으로 1000명 이상의 대규모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전구체는 배터리의 성능을 좌우하는 양극재 원가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원료다. 니켈·코발트·망간 등의 원료를 섞은 화합물로 양극재의 중간재다. 전구체 5만 톤은 전기차 30만여 대분(1대당 105㎾h기준)의 배터리에 필요한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는 분량이다.


새만금공장 전구체는 인도네시아에 위치한 별도의 3사 합작법인에서 생산하는 니켈 중간재(MHP)를 원료로 사용할 예정이다. 3사는 지난해 11월 니켈 중간재 생산 법인 설립 협약을 체결, 내년 3분기부터 약 3만 톤에 해당하는 MHP를 양산하기로 했다.



전구체 중국 의존도 해소 기대



최영찬 SK온 경영지원총괄 사장. 사진제공=SK온



한국은 배터리 밸류체인의 상단인 배터리 셀 제조와 양극재 생산 기술은 세계 1위 수준이다. 하지만 밸류체인의 하단인 소재와 광물 분야는 수입 의존도가 높아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돼왔다. 양극재의 핵심 소재인 전구체의 경우도 중국산 비중이 90%를 넘는다. 한국무역협회의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 전구체 가운데 중국산 비중은 95.3%에 달했다. 2020년 90.6%에서 2021년 93.7%로 올랐고 지난해는 1.6%포인트 추가 상승했다.


새만금 전구체 공장 신설은 배터리 핵심 소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배터리 업계도 반기는 분위기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중국과는 차별화된 전구체 생산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면서 “현재는 전구체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지만 점차 의존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이엠코리아의 이번 투자로 새만금산업단지는 K배터리 밸류체인의 핵심 기지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새만금산업단지는 양극재·음극재·전해질·분리막 등 배터리의 4대 소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공장들이 들어서고 있다. 여기에 SK온의 전구체의 생산 공장까지 추가되면 K배터리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됐던 밸류체인 하단이 튼튼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영찬 SK온 경영지원총괄 사장은 “하이니켈 개발 등 앞선 기술력을 증명해온 SK온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원소재 공급망 강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동시에 지역 경제 활성화, 동반 성장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LG도 전구체 내재화 속도



신학철(오른쪽) LG화학 부회장과 최내현 켐코 대표가 지난해 6월 리사이클 및 전구체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LG화학


포스코퓨처엠(옛 포스코케미칼(003670))도 전구체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전 세계에 확보한 니켈 등 광물 공급망을 활용해 원료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행보다. 이와 관련해 전남 광양에 연산 4만 5000 톤 규모의 전구체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전구체 생산능력을 지난해 기준 1만 5000톤에서 2025년 22만톤으로 확대해 자체 생산 비율을 64%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LG화학(051910)도 고려아연(010130) 계열사 켐코와 합작법인 ‘한국전구체주식회사’를 설립해 울산광역시 온산 산업단지에 2024년 2분기 양산을 목표로 전구체 공장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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