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중국식 현대화와 시진핑 리더십’은 지난해 10월 열린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공개된 결정과 정책을 바탕으로 중국의 변화를 들여다본다. 올해 3월 개최된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는 지난해 당대회 결정의 추인에 불과하다.
책에는 이희옥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등 국내 중국 최고 전문가들이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저자들은 “시진핑 3기 정부의 지속과 변화를 파악하는 것은 중국의 문제이자 곧 세계와 우리의 문제”라고 말한다.
20차 중국공산당 당대회를 통해 시진핑이 앞선 10년간의 임기에 이어 다시 5년의 추가 임기를 시작했다. 시진핑이라는 최고 권력자가 기존과 같다는 이유로 혹자는 중국 정치와 경제 등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책의 저자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지적한다. 중국이 더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 분야에서 저자는 시진핑이 제도 권위에 더해 개인 권위를 획득함으로써 1인 지배를 강화한 것으로 본다. 시진핑은 그동안 관례였던 세력균형·권력분점 규범을 지키지 않고 이번에는 자파 세력만으로 수뇌부를 구성하면서 결과적으로 1인 지배를 한층 강화했다. 이는 정책 탄력성의 저하와 함께 언젠가 있어야 할 권력승계의 불확실성이라는 그림자를 드리웠다.
경제에서는 일단 거시경제 측면에서 불균형을 줄이고 자립형 기술혁신을 이루면서 미중 전략경쟁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전반적인 성장동력의 상실, 소득격차 확대 등에 따른 문제해결에 정부의 개입이 증가하면서 국가자본주의 체제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한 산업정책에서는 기존의 산업망·공급망 위주에서 이번에 ‘경제안보’로 강조점을 이동한 것에 주목했다. 다만 이의 공개적 추진은 글로벌 경제에서 중국의 갈라파고스화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출산율 저하 및 고령화는 사회안정에 주요한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에서는 미중 갈등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 3기 정부는 앞서 나온 ‘인류운명공동체’ 담론을 기반으로 경제공동체, 보건공동체, 안전공동체 등을 주장하며 글로벌 사회에서 미국에 대항한 우군 확보에 치중할 듯하다.
한국과 관련해서 책은 “한국이 명시적으로 중국 견제에 참여하면 중국이 보복에 나서는 등 ‘제2의 사드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2만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