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중문화가 해를 거듭할수록 기발한 창의력과 아름다움으로 국제적인 조명을 받고 있는 지금, 우리의 전통문화와 현대미술도 보다 다양하고 풍부한 면모를 보여주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학교미술관과 재단법인 아름지기의 이번 협력전시가 미술,건축,공예 등 각 분야의 가치를 북돋우며 우리의 뿌리를 다시 한번 일깨워 더 큰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 24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미술관에서 재단법인 아름지기와의 협력전시로 기획된 ‘시간의 두 증명-모순과 순리’ 전시 개막식에서 이같이 말하며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21일 저녁, 오랜 친분을 유지해 온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의 방한에 맞춰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에서 비공개 만남을 가진 홍 전 관장이 3일 만에 참석한 외부행사였다. 아름지기는 우리 전통문화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현재의 생활 문화에 올바르게 적용하며, 이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2001년 창립된 비영리 문화단체다. 문화재 지키기 활동인 궁궐청소로 시작했고, 매년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세련된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신연균 아름지기 이사장은 홍 전 관장의 남동생인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의 부인이다. 홍 회장과 신 이사장 부부도 개막식에 동반 참석했다.
홍 전 관장은 이날 전시 축사에서 “학내 역할을 넘어 지역사회에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서울대미술관과 전통의 아름다움을 구현하면서도 현대인의 생활문화에 적용을 중요하게 여기는 아름지기와의 협력전시는 우리 문화와 예술을 창조적으로 계승하는 좋은 사례를 만들어 주었다”면서 “삼성이 후원해 건립된 서울대미술관과 평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는 아름지기가 함께 했다는 점은 개인적으로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홍 전 관장은 서울대 미술대학 응용미술학과 출신이다. 서울대미술관은 1995년 서울대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삼성문화재단이 건립 기금을 후원했고, 네덜란드 건축가 렘 쿨하스의 설계로 2005년에 완공돼 2006년 개관했다.
홍 전 관장은 “과거로부터 현재를 거쳐 미래로 이어질 우리의 전통은 변화하는 시대와 환경에 발맞춰 새로운 가치로 계속 발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는 일반적인 공예 전시와 달리 회화,영상,설치 등 현대미술과의 공존을 추구했다. 김수자·류성실·백남준·서도호·서용선·양혜규·이수경·장욱진 등 세대와 장르를 초월한 작가 56명이 참여해 170여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는 5월28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