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처음 갔을 때 신선한 바람과 깨끗한 바다를 보자 제 고향인 ‘만달레이’가 떠올랐습니다. 고향이 그리운 만큼 이 도시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죠.”
한국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이자 모델로 활동 중인 미얀마 출신 인플루언서 한나유리(Hannayuri)는 20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글로벌 서포터즈 활동에 나서게 된 계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77만 명, 페이스북 팔로워 139만 명을 거느린 그는 앞으로 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전 세계를 무대로 부산엑스포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작년 BTS 콘서트를 통해 부산에서 엑스포를 연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그는 “세계적인 행사 유치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뿌듯함이 클 것”이라며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한국어와 한글, 한국 문화를 콘텐츠로 삼은 외국인 인플루언서들이 부산엑스포를 위한 ‘자발적 메신저’가 됐다. 구독자 72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하이프래(Hi Prae)’를 운영 중인 태국 출신 유튜버 프래(본명 프래페치 우돔삿폰), 한국과 인도 문화를 재미있게 소개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유튜버 인도언니(본명 쉬바니 싱)도 문화 징검다리가 되기를 기꺼이 자처했다. 이들의 유튜브,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모두 합치면 150만 명이 훌쩍 넘어간다.
K팝에 매료돼 고등학교 1학년 때 한국 유학을 온 프래는 “한류에 빠져 한국에 온 것처럼 뭐 하나에 푹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성격”이라며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 등과 엑스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고 제가 사랑하는 나라와 도시에서 큰 이벤트가 열릴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이 부산엑스포에 매력을 느낀 건 단순히 한국에 대한 애정 때문만은 아니다. 이들은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라는 주제로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한 해법을 함께 모색한다는 행사 취지 자체에 동감한다고 입을 모았다. 선진국들만의 기술 뽐내기 행사가 아니라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솔루션 플랫폼’이라는 점에 주목했다는 것이다.
한나유리는 “고국인 미얀마가 다양한 정치·사회적 문제에 직면해 있는 만큼 민주주의와 교육, 불평등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엑스포에서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법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싱은 실업률이 높은 인도의 상황을 언급하며 “최근 등장한 챗 GPT와 같은 신기술이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는 면이 있다”며 “앞으로 기술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봤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우돔삿폰은 “태국에 겨울이 없어질 정도로 기상이변 현상이 심한 만큼 기후위기에 대한 논의도 엑스포에서 빠질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들은 앞으로 전 세계 구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부산엑스포 홍보 콘텐츠를 지속해서 제작할 예정이다. 2030 엑스포 유치전이 세계박람회유치위(BIE) 국가 170여 개국 투표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