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개인투자자들의 대기 자금이 몰리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이 한 달여 만에 50조 원을 넘어섰다. ‘빚투’로 불리는 신용융자액은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가 진정되고 2차전지를 중심으로 급등주가 쏟아지면서 증시로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7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50조 5445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2월 1일(51조 5217억 원) 이후 두 달여 만에 50조 원을 넘었다. 28일 예탁금은 전날보다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49조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은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대기 자금이다. 올해 증시가 증권사들의 ‘상저하고(상반기 주가가 약세, 하반기 강세)’ 예상을 깨고 외국인 매수세에 강세를 보이면서 2월 1일 51조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3월 들어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외국인 투자금이 이탈하면서 이달 5일에는 45조 6464억 원까지 쪼그라든 바 있다.
신용거래 융자도 연중 최고 수준이다. 28일 기준 18조 4085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코스피(9조 654억 원)보다 코스닥(9조 3430억 원)에 더 많은 빚투가 몰리고 있다. 2차전지 업체인 에코프로비엠 등 ‘에코프로 3형제’의 주가가 요동친 것이 이유다. 코스닥은 이달 들어 6.5% 올랐으나 코스피는 1.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주도주가 2차전지에서 반도체로 넘어가는 분위기인 만큼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삼성전자(005930) 등 주요 기업에 투자하려는 증시 자금이 더 몰릴 수 있다고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