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롯데쇼핑 대표 “광주 복합몰 협의중” 공식 언급

■주총서 처음 출점 계획 입장 밝혀
그간 구체적 언급 피하며 신중 모드
"사업 조건·개발 계획 협의 중이다"
롯데쇼핑 수익성·주가 방어 질문엔
"백화점·쇼핑몰 결합 새모델 검토도"

29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마트맥스에서 열린 롯데쇼핑 주주총회에서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사진 제공=롯데쇼핑

김상현 롯데 유통군 HQ 총괄대표가 롯데쇼핑(023530) 주주총회에서 광주 복합몰 출점 계획을 공식화했다. 현대백화점(069960)과 신세계(004170)가 그룹 차원의 공식 입장을 내고 광주 복합몰 건립 의지와 세부 계획을 밝힌 것과 달리 롯데는 그동안 입장 표명에 신중한 모습을 보여 왔다. 김 총괄대표의 입을 통해 처음으로 광주 복합몰 출점에 대한 언급이 나오면서 ‘유통 대형 3사’ 간 광주 혈투는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김 총괄대표는 29일 서울시 영등포구 롯데마트맥스에서 열린 롯데쇼핑의 제53기 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사회 의장으로 나선 김 총괄대표는 광주 복합몰과 관련한 질문에 “출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하며 "임차료 절감을 비롯해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사업 조건과 개발 계획은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광주 복합쇼핑몰 건립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조만간 제출할 예정이다. 광주 내 기존 백화점과 아울렛에 대해서는 “수익성이 우수한 점포를 우선적으로 리뉴얼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를 공약으로 내건 후 지난해 11월 현대백화점이 유통업계에선 제일 먼저 광주시 북구 일대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부지(약 31만㎡)에 연면적 30만㎡ 규모의 복합쇼핑몰 ‘더현대 광주’ 건립 계획을 담은 사업제안서를 시에 제출했다. 뒤이어 12월엔 신세계프라퍼티가 광주 어등산 관광단지에 '광주 스타필드'(가칭) 건립을 추진하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냈다. 경쟁사들의 잇따른 참전 발표에도 롯데는 그동안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대응으로만 일관해 왔다.


주총에서는 실적과 주가에 대한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롯데쇼핑은 영업 이익이 전년 대비 86% 늘어난 3862억원을 기록했지만, 일부 계열사의 수익 악화로 당기 순손실(-2978억 원)을 거두며 적자 전환했고, 주가 역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김 총괄대표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의해 (주가가) 주주들의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체질 개선을 통해 경영 우려를 불식하고 주요 사업 실적을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강성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사장이 29일 롯데쇼핑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영등포구 롯데마트 맥스 로비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황동건 기자

백화점 부문은 핵심 점포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백화점은 지난해 영업이익 49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9% 신장했고, 매출은 3조2319억원으로 11.9% 뛰며 코로나 19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김 총괄대표는 “△본점 리뉴얼 △우수고객 마케팅 △럭셔리 중심 MD 보강 △크리스마스 VM 등의 시그니처 이벤트를 통한 주요 영업 전략의 성과”라고 평가한 뒤 “주요 상권 내 핵심 점포에 선택과 집중하고, MD경쟁력을 강화해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또 소비자가 매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백화점과 아웃렛, 백화점과 쇼핑몰을 결합하는 등의 새로운 모델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트·슈퍼 부문은 ‘One Grocery’ 기반의 통합 전략, e커머스(롯데온)는 고객 취향을 반영한 ‘버티컬 커머스 전환' 등 기존 전략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강성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사장 사내이사 선임을 포함한 △재무제표 승인 △사내·사외이사·감사 선임 △보수한도 승인 등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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