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윤정, 유난희 등 인기 쇼호스트들의 잇단 방송사고에 관련 민원이 폭주하지만 이들을 직접 제재할 방법이 없어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2월까지 최근 3년간 홈쇼핑 쇼호스트 및 판매 상품 등과 관련해 방심위에 접수된 민원 건수는 총 757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0년 402건, 2021년 167건, 2022년 158건, 2023년 1~2월 30건으로 조사됐다.
방심위는 방송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홍쇼핑 방송에서 쇼호스트 멘트, 자막 등 방송 내용이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을 위반하는 것으로 판단되면 해당 방송사에 대해 적절한 제제 등을 결정한다. 다만 제재 대상이 방송사업자로 한정돼 정작 논란의 당사자인 쇼호스트에 대한 제재를 방심위가 직접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각 방송사업자는 경고와 출연제한 등 출연자에 대한 조치 결과를 방송법 제100조 제4항에 따라 '제재조치 명령 이행결과'에 포함해 방송통신위원회에 보고하고 있다.
이번에 생방송 중 욕설과 황당한 해명으로 논란이 된 정윤정 씨의 방송도 방심위 광고심의소위원회가 법정제재인 '경고'와 '관계자 징계'를 의결했으나 전체회의에서 확정되더라도 홈쇼핑 방송사만 제재받을 뿐 정 씨는 대상이 아니다. 방송사 측은 정윤정에게 경고했다고 밝혔고 정 씨도 뒤늦게 사과문을 내놓은 게 전부다. 생방송 중 돌발 상황에 즉각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자칫 방송사도 피해자가 될 우려도 있다.
앞서 방심위 광고소위는 지난 28일 회의를 열어 정윤정 씨가 자신의 생방송을 조기 종료할 수 없다며 짜증을 내고 욕설까지 해서 불쾌감을 느꼈다는 민원이 제기된 현대홈쇼핑 ‘캐롤프랑크 럭쳐링 크림’ 1월 28일 방송분에 대해 제작진 의견진술을 듣고 법정제재인 ‘경고’와 ‘관계자 징계’를 의결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 심의위원은 “귀신에 씌었나. 외람된 것 같지만 그렇다”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의원들도 “개인 유튜버도 이렇게 욕을 하지 않는다. 홈쇼핑 전체 채널에 대한 모욕감을 느낀다”고 지적하는 등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홈쇼핑 최초 억대 연봉 기록을 세운 유난희 씨도 지난 2월 4일 홈쇼핑 방송 CJ온스타일에서 화장품 판매 방송을 하면서 개그우먼 A 씨와 제품 효능을 연결 짓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그는 “모 개그우먼이 떠오른다. 이 제품을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등의 발언으로 시청자들의 항의를 받았다.
방심위 광고심의소위는 지난 14일 해당 안건에 대해 ‘의견진술’을 의결했다. 당시 5명의 위원 중 3명이 ‘의견진술’, 2명이 ‘권고’ 의견을 냈다. 이에 따라 해당 홈쇼핑사는 다음 회의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의견을 내야 한다.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징금’으로 구분된다. 법정 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가 된다.
김 의원은 “최근 일부 쇼호스트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들은 고객에게 상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은커녕 일명 ‘완판’에만 열을 올리며 시청자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송의 신뢰성을 무기 삼아 막대한 수입을 쌓아 올리는 쇼호스트들의 일탈에 제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