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중국 배터리 업체 CATL과 함께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3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생산 비용 절감에 사활을 걸고 있는 테슬라가 저가·보급형인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는 CATL과의 협력을 적극 추진하는 분위기다.
소식통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CATL과 협력해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백악관과 논의했다. 새로운 배터리 공장이 들어설 지역으로는 테슬라 본사와 기가팩토리가 있는 텍사스가 거론된다.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가 생산량 확대와 비용 절감에 220억 달러(28조5000억 원)를 투입하는 ‘확장 모드’에 돌입했다”며 “니켈 기반의 배터리보다 저렴한 LFP배터리에 집중하는 CATL과의 협력이 이 같은 전략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테슬라는 특히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가 지난 달 발표한 CATL과의 파트너십 모델을 주목하고 있다. 포드는 CATL과 함께 미국 미시간주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다만 일반적인 합작투자와 달리 포드가 신공장 설립에 들어가는 투자금 35억 달러를 전부 부담하고 합작사 지분 100%를 보유한다는 구상이다. CATL에는 기술 제휴를 통한 로열티를 지급한다. 이 경우 합작사는 포드의 완전 자회사로 분류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지급 요건도 충족할 수 있다. 다만 테슬라가 앞선 포드의 사례와 같이 정치권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크 루비오 상원의원 등은 중국 기술이 들어간 전기차 배터리에 대해 보조금 및 세액공제 혜택을 주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한편 전기차 가격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배터리 생산 비용을 낮추려는 자동차 회사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포드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해 인도네시아의 니켈 공장에 45억 달러(5조8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리사 드레이크 포드 부사장은 “이번 투자로 니켈을 업계에서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직접 조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