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추가 공사비 9700억 검증 불가"…다음 수순은 [집슐랭]

부동산원 "추가 공사비 1.1조 중 1630억만 검증 가능"
조합, 산업경쟁력연구원에 적정성 검증 요청키로
부동산원서 결론 안 나면 대한상사중재원 유력
결과까지는 5개월…요청까지 시일 또 걸릴 듯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연합뉴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시공사업단이 조합 측에 통보한 추가 공사비 1조 1400억 원에 대한 검증 의뢰를 맡은 한국부동산원이 이 가운데 일부만 검증할 수 있다고 밝히며 갈등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3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은 지난해 말 조합에 추가 공사비 1조 1385억 원 중 약 1630억 원(14%)만 검증 가능하다는 의견을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9700억 원이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사적으로 협상해야 하는 몫으로 남은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은 지난달 공사비 검증을 시작해 다음달 결과 보고서를 낼 계획이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공사비 증가 내역 중에 분양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손실, 공사 중단 기간의 손실 금액, 공사 기간 연장에 따른 손실 등을 검증 불가하다"고 밝혔다.


조합은 최대한 한국부동산원에서 공사비 검증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한국부동산원이 검증을 진행 중인 공사비 1630억 원에 대한 결과를 받아본 뒤 이후 자체 용역 결과를 더해 공사비 전체 검증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한국산업경쟁력연구원에 공사비 검증 용역을 의뢰했고 자체 용역 결과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전체 검증을 재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합과 시공단은 서울시 중재에 따라 지난해 8월 11일 공사비 검증 결과를 계약서에 반영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미 한 차례 한국부동산원에서 검증 가능한 금액이 낮다고 회신한 만큼 한국부동산원 검증으로 결론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분양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손실금액과 원자재 가격상승 반영 분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분양 지연의 원인이 조합에만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당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제시한 일반분양가가 지나치게 낮았다는 점 등 당사자 간 다툴 여지가 많다”며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 비용 증가 등도 한국부동산원의 검증 범위 밖이라 전체 공사비에 대해서 한국부동산원이 검증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 검증으로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수순은 대한상사중재원을 찾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검증 결과가 강제성이 없고 권고 사항에 그치는 것과 달리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안은 법적 효력을 가지기 때문에 빠르면 5개월 안에 갈등이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검증 기관과 검증 대상에 대해 양 측이 합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중재 요청까지 시일이 걸릴 수 있다.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 요청을 하는 데 양 측이 합의가 되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소송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


앞서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 시공단은 2020년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공사비 6000억 원 증액 문제를 놓고 조합과 대립하다가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 간 공사를 중단했다. 이후 서울시 중재 등을 통해 공사비 증액이 합의돼 공사가 재개됐고 현재 일반분양이 완료된 상태다. 시공단은 지난해 9월 조합에 공사 중단에 따른 손실 보상금액 등 1조 1385억 원을 더해 총 공사비 4조 3678억 원을 청구했다. 이에 조합은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을 요구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85개동 1만 2032가구 규모로 서울 최대 재건축 아파트단지다. 2025년 1월 준공(입주)이 예상된다. 고금리 여파로 분양경기가 침체되고 있는 상황에도 일반분양 4786가구가 계약 완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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