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술 먹이려는 시댁 어른 제지…내가 나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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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제사를 위해 시가 친척들이 다 같이 모였다. 이때 15개월 된 아기에게 소주를 먹이려던 집안 어른을 제지한 며느리의 사연에 네티즌들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 2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내가 나쁜 건가? 의견 좀 달아줘’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국내 한 대기업에 재직 중인 작성자 A씨는 15개월 된 첫째가 있고 현재 임신 17주라고 밝혔다.


납골당에서 제사를 끝내고 밥을 먹으러 갔을 때 끝내 사달이 났다. 아기 옆에 앉은 먼 친척 분이 아기에게 술을 먹이려고 했던 것. 처음에는 입이 닿지 않은 것 같아 ‘한 번 장난치는 거겠지’ 싶어서 넘어갔는데 또 입에 넣으려는 듯이 다시 술잔을 갖다댔다고 한다.


끝내 참지 못한 A씨는 “그만하세요. 애기한테 계속 왜 그러세요? 하지 마세요”라고 큰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근데 다들 분위기 이상해지는 게 더 무서운지 시어머니도 ‘입만 닿았다. 괜찮다’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며 “그 말에 또 열받아서 ‘애기 데리고 못 오겠네요’라고 시어머니에게만 작게 말했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특히 A씨는 당사자의 태도를 문제 삼지 못하는 남편과 분위기만 걱정하는 시가 식구들 모두에게 화가 나서 눈물을 참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신랑에게 ‘이제 애기 데리고 안 오겠다는 말 진심이다’라고 했더니 신랑은 ‘그런 걸 사람들 있는 데서 얘기하냐. 나는 그게 화가 난다’라고 말하더라”라며 “시부모님이 분위기 이상하게 만들지 말고 밥 먹자고 하셔서 좋게 좋게 밥 먹는 척은 했다”고 설명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캡처

부부는 집에 오는 길에도 대화를 나눴지만 입장은 좁혀지지 않았다. A씨는 “한식 제사에는 그 사람이 오니까 애기가 자기 주관대로 말을 할 수 있을 때까진 나도 애기도 안 가겠다”고 말했지만 남편은 “한식 제사에도 챙길 건 챙겨야 한다”고 맞섰다.


A씨는 “신랑이 평소에도 자기 가족들에게 싫다 좋다를 전혀 말하지 못하는데 내게 화날 땐 욕도 한다”며 “이런 신랑의 태도까지 지적했더니 나만 또 나쁜 사람이 됐다”고 푸념했다.


이어 “난 아직도 화가 안 풀려서 폭발할 것 같다. 내가 진짜 이상한 건가”라며 “앞으로 신랑과 시댁 식구들, 한식 제사 땐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네티즌들의 의견을 물었다.


그러면서도 “신랑이 볼지도 모르니 집안 욕은 하지 말아줘”라며 “남들에게 집안 얘기하는 걸 싫어한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현재 글은 300개가 넘는 댓글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다수 사람들은 남편이나 친척 어른의 태도를 지적하며 A씨를 옹호했다. “자식의 안위와 타협할 수 있는 건 없다”, “어른답게 사과하진 못하고 며느리를 핍박해서야”, “남편이 문제”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그 와중에 “이런 상황에서도 (남편의 심기를)걱정하나. 너 나쁜 애 맞다. 머리가 나쁘다”라고 작성자 A씨에게 화를 내는 사람까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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