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도 들도 불타는데…골프·술자리 즐긴 지자체장들

김진태 강원지사, 홍천산불 때 골프
김영환 충북지사, 제천산불에도 음주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30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강원도청에서 열린 강원 특별자치도 지원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홍성 산불 이틀째인 3일 오후 잠잠해졌던 불길이 강풍이 불어 순식간에 다시 거세지며, 진화작업에 투입된 소방대원이 필사적으로 불을 끄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곳곳에 동시다발로 대형 산불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자체장이 음주나 골프 연습을 한 것으로 알려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 30분께 춘천의 한 골프 연습장을 방문해 30여분간 골프를 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그가 관할하는 홍천에서는 산불 진화 작업이 2시간가량 진행 중이었다.


당시 김 지사는 속초에서 식목일 행사를 마치고 도청으로 복귀하던 중 골프 연습장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김 지사 측은 4일 "당일 구두로 연가 신청을 했는데 비서실에서 누락해 빠뜨린 뒤 뒤늦게 서류를 냈다"며 "산불 상황에 부적절한 행동으로 도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앞서 김영환 충북도지사도 최근 제천 산불 당시 현장 방문을 하지 않고 술자리에 참석해 논란이 일었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후 1시께 제천시 봉양읍 봉황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산림 21㏊를 태우고 다음 날인 31일 오전 9시 30분께 진화됐다.


김 지사는 이 산불이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30일 밤 화재 현장과 차량으로 20여분 떨어진 충주의 한 음식점에서 청년단체 등과 술자리를 겸한 비공식 간담회를 한 사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통해 알려졌다.


하지만 김 지사는 현장 혼선을 우려한 판단이었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김 지사는 지난 3일 도청에서 기자들에게 "산불 현장에 가면 여러 혼선이 있을 수 있다"며 "옥천 산불 현장도 찾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매뉴얼 상 산불 피해 면적이 100㏊ 이상일 때 광역단체장에게 지휘권이 넘어오지만,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상황을 직접 보고자 옥천으로 향했다"고 덧붙였다.


/박우인 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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