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에 진심' 대웅제약, 1년 만에 박사 인력 2배 늘렸다

대웅제약, 박사 인력 50명→99명 두배 늘려
불경기에도 5대 제약사 모두 박사 인력 확충
신약 R&D 강화 기조 맞물려 인력 수요 커져
공급은 제한적인데 수요는 큰 폭으로 늘어나
산학 연계 등 중·단기 인재 양성책 마련 필요

사진 설명


신약 개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전통 제약사들이 박사급 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수년 간 연구개발(R&D) 역량을 쌓아온 박사 인력들은 신약 개발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기획, 진행, 평가 등을 총괄하며 신약 개발의 모든 과정을 지휘한다. 임상 및 기획 과정에서 결정권을 갖고 일하는 전문 인력인 만큼 업계에서는 박사급 인재 영입에 전사적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 공급은 부족한 반면 R&D 역량 강화를 위한 기업들의 수요가 늘고 있어 인력 확보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3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유한양행(000100)·GC녹십자(006280)·종근당(185750)·한미약품(128940)·대웅제약(069620) 등 국내 매출 상위 5대 제약사는 지난해 석박사 R&D 인력을 대거 늘렸다. 유한양행은 전년 대비 14명 늘린 72명, GC녹십자는 11명 늘린 83명, 종근당은 3명 늘린 92명, 한미약품은 1명 늘린 75명 등이다. 특히 대웅제약이 눈에 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박사 인력을 두 배나 늘렸다. 2021년 50명이던 박사 인력은 지난해 99명으로 급증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등 여러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행에 따라 박사 인력을 증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사 인력을 늘리게 된 배경에는 R&D 강화 기조가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5대 제약사는 지난해 금리 인상, 금융시장 경색 등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모두 R&D 투자를 늘렸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800억 원을 R&D 투자에 썼다. 회사 측은 비소세포폐암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1차 치료제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데 얀센과 함께 병용 요법으로 렉라자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GC녹십자는 지난해 R&D에 1429억 원을 투자하며 희귀의약품 분야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올 1월에는 노벨파마와 공동개발 중인 ‘산필리포증후군 A형’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희귀소아질환의약품 지정(RPDD)’을 받았다.


종근당은 지난해 1813억 원을 R&D에 투자했다. 2021년 1634억 원 대비 200억 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실제 신약 후보물질을 87개 까지 늘렸다. 종근당은 합성의약품 뿐만 아니라 세포유전자치료제(CGT),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의약품 모달리티를 다양화하고 있다. 전통의 신약 개발 기업 한미약품도 1779억 원을 R&D에 쏟아 부었다. 박사 인력을 두 배 확충한 대웅제약은 올해 본격적인 신약 개발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 측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의 적응증 확대 △국산 36호 신약 ‘엔블로정(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 출시 국가 확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임상 등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의 박사 인력 확보는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공급은 한정적인 반면 제약업계 뿐만 아니라 바이오텍들의 수요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 간 박사 인력 확보는 사실상 전쟁과도 같다”며 “신약 개발 과정은 전문적인 연구인 만큼 고학력자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산업계가 필요한 인재를 위해 산학 협력 등 인재 양성책이 강화돼야 한다”며 “제약·바이오 산업 발전의 모멘텀이 찾아온 만큼 단기·중기·장기 세부적인 계획을 짜고 과감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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