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거주 중인 전셋집을 불가피하게 낙찰받은 피해자는 무주택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주택공급규칙’ 개정안을 7일부터 입법예고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2월 정부에서 발표한 ‘전세사기 예방 및 피해 지원방안’의 후속조치다.
낙찰주택 무주택 인정은 올해 1월 전세사기 피해자 설명회에서 제기된 주요 건의사항 중 하나다. 피해자 중 대부분은 무주택자인데, 불가피하게 임차주택을 낙찰받으면 유주택자로 분류돼 무주택 기간에 따른 가점(최대 32점)을 받을 수 없고 특별공급 신청도 불가능하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임차인이 경매 또는 공매로 임차주택을 낙찰받을 경우 무주택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다만 임차주택의 전용면적이 85㎡이하이고 공시가격이 수도권은 3억 원 이하, 지방은 1억 5000만 원 이하로 제한했다.
공시가격은 임차인이 청약을 신청하려는 주택의 입주자모집공고일에 가장 가까운 날에 공시된 가격으로 한다. 또 분양주택과 달리 저렴한 보증금으로 거주를 허용하는 영구·국민임대, 행복주택 등 공공임대주택(분양전환 포함)을 신청하는 경우에는 무주택 인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토부는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폭넓은 구제를 위해 규칙 개정안 시행 전에 임차주택을 낙찰받은 경우에도 무주택자로 인정하기로 했다.
규칙 개정 후 전세사기 피해자가 무주택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전세계약서, 경매 또는 공매 낙찰 증빙서류(낙찰허가 결정통지서·매각결정통지), 등기사항증명서 등의 자료를 청약신청 후 사업주체에 제출하면 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번 규칙 개정을 통해 그동안 불가피하게 주택을 낙찰받아온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지원방안을 차질 없이 실천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