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7승' 실력 뽐낸 김시우 아내 오지현

◆마스터스 파3 콘테스트
9번홀 대타로 나와 버디
"남편 덕에 이런 경험도"

오지현(오른쪽)이 6일 마스터스 파3 콘테스트 9번 홀에서 ‘굿 샷’을 한 뒤 환호하고 있다. 남편 김시우(왼쪽)가 함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누구길래 스윙이 저렇게 좋지?’


6일(한국 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정규 코스에 딸린 파3 코스. 마스터스 개막 전날 이벤트인 파3 콘테스트를 구경하러 모인 관중은 오지현(27)의 스윙에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 9번 홀(115야드)에서 클럽을 잡은 오지현은 연습 스윙을 두 번한 뒤 핀을 향해 샷을 날렸는데 예사롭지 않은 임팩트에 관중 사이에서 ‘오’ 하는 함성이 나왔다. 결과는 홀 70㎝에 붙는 완벽에 가까운 샷. 기뻐서 팔짝팔짝 뛴 오지현은 그린으로 이동해 ‘홀인원성’ 버디를 완성했다.


9개의 파3 홀을 도는 파3 콘테스트는 선수가 가족이나 지인을 캐디로 동반해 즐기는 축제다. 선수가 일일 캐디에게 샷이나 퍼트 기회를 주는 일도 자연스럽다. 오지현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인 김시우(28)와 지난해 12월 결혼해 이번이 부부로 맞는 첫 마스터스다. 김시우의 일일 캐디이기 이전에 오지현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통산 7승을 거둔 강자다. 지난 시즌에도 상금 랭킹 20위로 활약했다. 현재는 투어 활동을 쉬면서 신혼 생활을 즐기고 있다.


오지현은 “연습볼을 한 박스 치고 나왔다. 볼을 물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며 “내년에도 참가해 홀인원에 도전해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스터스에) 정말 와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올 수 있게 해줘서 남편에게 고맙다”고도 했다. 오지현의 샷을 휴대폰 영상에 담느라 바빴던 김시우는 “결혼하고 나서 올 1월에 우승을 하면서 마스터스에 나오게 됐으니 아내가 선물해준 출전권”이라고 화답했다.


김시우는 4언더파 공동 4위에 올랐다. 우승은 6언더파의 톰 호기(미국)가 차지했다. 파3 콘테스트 우승자는 그해 본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는 징크스가 있다. 세이머스 파워(아일랜드)의 두 홀 연속 홀인원을 포함해 이날 홀인원이 5개나 나왔다. 디펜딩 챔피언 스코티 셰플러(미국)도 에이스를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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