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비즈니스 포럼 “KT 지배구조 개선, 박종욱 대행 권한 아냐…대표 선임 서둘러라”

일부 KT 전직임원들, 박 대표대행에 공개질의
지배구조 개선 추진에 반대…"경영공백 길어져"
"대표 선임이 먼저, 지배구조는 이후 새 대표가"

KT 전직 임원들의 모임으로 알려진 ‘K비즈니스 연구포럼’은 박종욱 KT 대표이사 직무대행이 회사의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할 권한이 없다고 비판했다. 대신 주주추천을 받아 신속하게 차기 대표를 선임하는 데 집중함으로써 경영 정상화에 걸리는 기간을 현재 계획보다 단축할 것을 촉구했다.



KT 사옥. 사진 제공=KT

K비즈니스 연구포럼은 7일 박 대행에게 이런 내용의 공개질의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박 대행 체제의 KT는 이달 5일 ‘뉴거버넌스(새 지배구조) 구축 태스크포스(TF)’ 구성에 착수, 이를 통해 현재 공석인 대표 선임과 이사진 재구성은 물론 이사회 역할 재점검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선방안 마련에 나섰다. TF 운영기간은 올해 8월까지 5개월로 잡았다.


연구포럼은 이 계획에 반대, 박 대행이 자기 권한대로 차기 대표 선임에만 집중하고 포괄적인 지배구조 개선작업은 새 대표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포럼은 “법률 전문가들에게 자문한 결과 상법 제408조(직무대행자의 권한) 등 관련 법 규정에 따라 대표이사 직무대행의 권한은 통상사무에 국한된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며 “박 대행이 통상사무가 아닌 지배구조 개선에 나설 게 아니라 경영 정상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포럼은 “박 대행의 이런 행위가 경영 혼란과 여러 법적 문제를 초래할 뿐 아니라 장기간의 경영 공백으로 기업가치의 심각한 훼손 우려가 있다”며 박 대행에게 공개 질의했다. 구체적으로 ‘박 대행은 지배구조 개선 관련 업무가 권한을 넘어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이에 대한 적법한 법 규정, 정관, 사규 등의 근거는 무엇인가’ ‘경영 공백 장기화에 따른 기업가치 훼손의 책임은 어떻게 질 것인가’ ‘사전에 법률 검토를 거치고 지배구조 개선 관련 TF(뉴거버넌스 구축 TF)를 운영하는 건가’ 등을 물었다.


KT는 지난달 말 구현모 전 대표와 윤경림 전 차기 대표 후보의 잇단 사퇴로 경영기획부문장인 박 대행이 대표직을 대신 수행 중이다. 김용헌 사외이사를 제외한 모든 이사회 멤버들이 사퇴하거나 연임을 포기하면서 대표 선임 전 이사회 재구성 절차부터 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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