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음료'에 ‘화들짝’…학부모 “부활절 계란도 받지마라”

마약음료 사건 다음날 대치동서 영양제 홍보행사
"가짜약 아니냐"…놀란 부모들 직접 확인 해프닝도

대치동 학부모 커뮤니티 댓글 캡처. 사진 제공=독자 제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마약 음료’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하루 만에 기억력 개선 등의 효과를 앞세운 일명 ‘강남 수험생 영양제’를 나눠주는 판촉 행사가 열려 학부모들이 공포에 떠는 일이 발생했다. 학부모들은 이번 주말 부활절을 앞두고 교회에서 나눠주는 계란조차 받지 말라며 자녀 단속에 나서는 모습이다.


7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마약 음료’ 사건이 벌어진 바로 다음날인 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에서는 ‘기억력 개선’ ‘지구력 증진’ ‘면역력 증진’ 등의 효과를 내세운 한 제약 회사의 영양제를 나눠주는 행사가 열렸다. 해당 영양제는 과거부터 이른바 ‘강남 수험생 영양제’ ‘대치동 영양제’로 불려온 제품 중 하나다.


이러한 사실이 강남·서초·송파 지역 학부모·입시 커뮤니티까지 전해지자 학부모들은 해당 영양제의 진위 여부 때문에 한동안 불안에 떨었다. 본지 취재 결과 해당 행사는 제약사가 연 홍보 판촉 행사가 맞으며 전날 마약 사건 발생 여부를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한 학부모는 “대치동 일대에 해당 약을 엄청 뿌렸다고 한다”며 “어떤 학생은 약을 먹었는지 상자가 뜯겨 있더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들은 “포장지만 따라 했을 수도 있다. 절대로 먹이지 말라” “기사를 보고 찝찝해서 버렸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대치동 일대 학부모들은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다. 학부모들은 “등하굣길에 나눠주는 그 어떠한 물건도 받지 말라”며 자녀 단속에 나섰다. 심지어 이번 주말 ‘부활절’을 앞두고 교회에서 나눠주는 계란조차도 받아서는 안 된다며 극도의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교육 당국도 마약 예방 교육 강화에 나섰다. 교육부는 경찰청에서 제작한 카드뉴스를 이날 각 시도교육청을 통해 각급 학교 및 학원에 안내하고 학생·학부모·교직원을 대상으로 교육·홍보 등을 실시했다. 또한 각급 학교에 마약 예방 교육 전문 강사를 지원하고 교직원 전문 연수 과정 등을 운영할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강남 일대 학원가, 유흥가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이달 2주간 마약 관련 특별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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