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가 스스로 젖병을 물게 하는 이른바 ‘셀프 수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셀프 수유는 신생아의 질식을 유발할 수 있어 법으로 금지된 행위다. 또 이 조리원에서는 산모들에게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사건은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졌다. 자신을 부산에 거주하는 30대 아빠라고 소개한 글쓴이 A씨는 구청의 점검 결과 문건을 공개하며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10명 이상의 산모가 조리원에서 셀프 수유와 유통기한 지난 간식 제공 등을 이유로 조리원에 항의했다. 그런데 몇 시간 뒤 갑자기 원장은 물론 모든 직원이 다 퇴사했으니 나가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그의 아내는 셀프 수유 장면을 목격한 뒤 폐쇄회로(CC)TV 열람을 부탁했으나 병원 측은 “셀프 수유는 절대 없었고, CCTV는 보여줄 수 없다”고 답했다. 이에 A씨는 셀프 수유를 목격한 시간대를 떠올려 관할 보건소에 불시 점검을 요청했다.

A씨가 공개한 보건소의 점검 결과에 따르면 보건소는 ‘수유 중 영유아 혼자 젖병을 물려서 수유함(모자보건법 위반)’을 적발했다. 또 조리원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음료 등을 산모에게 제공한 사실도 적발됐다. 이는 식품위생법 위반 사안으로 보건소는 조리원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에 A씨는 아동 학대 관련 형사 고소를 진행했고, A씨의 경우 셀프 수유를 한 가해자가 자수하여 구청에서 아동학대라는 판단을 내렸다.

A씨 아들 말고도 피해자가 더 있었다. A씨에 따르면 지난해 확보된 조리원의 CCTV 영상에서는 행위자 3명에 대한 셀프 수유가 8건 확인되었고 가해자도 특정됐다.

그러나 조리원 측은 “신생아들의 위치가 바뀌어서 어떤 신생아가 피해자인지 모르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구청도 외부 법률 자문 결과를 토대로 피해자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다만 추후 검찰 및 법원의 결정에 따라 재판단이 이뤄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A씨는 “셀프 수유는 신생아의 기도를 막아 질식사를 일으킬 수 있는 행위로, 법에서 정한 명백한 아동 학대다”라며 “증거도 가해자도 있는데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혐의가 없다고 판단되는 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한편 모자보건법에서는 영유아 혼자 젖병을 물려서 수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실제 법원에서도 셀프 수유는 아동학대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