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온에어] 에즈라 밀러, 악마의 재능 덕분? '더 플래시' '달리랜드'로 스크린 복귀


전 세계 영화 소식을 생방송처럼 빠르게 전한다! 정지은 기자의 '무비온에어'







영화 '달리랜드' 예고편 캡처 /사진=Magnolia Pictures & Magnet Releasing 공식 유튜브 채널

지난 7일(한국 시간)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이자 영화 제작자였던 살바도르 달리의 삶을 바탕으로 제작된 '달리랜드'(감독 메리 해론)의 트레일러가 공개되며 할리우드가 다시금 시끄러워졌다. '달리랜드'의 트레일러에서 젊은 달리 역으로 나온 배우는 바로 수많은 범죄를 저질러 출연작들을 위기에 놓이게 한 에즈라 밀러였다.


에즈라 밀러는 1992년 미국 출생 배우로 2008년 안토니오 캠포스 감독의 '애프터 스쿨'로 스크린 데뷔했다. 이후 '시티 아일랜드'(2009), '케빈에 대하여'(2011), '월플라워'(2012) 등 다양한 작품에서 훌륭한 연기를 보여줘 호평을 받았다. 2016년부터 공개된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에서 주요 인물 중 하나인 크레덴스 베어본 역을 맡아 그만의 유니크한 매력을 뽐내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배우 수현과 절친으로도 알려져 함께 극장을 방문하는 등 다양한 소식을 전해 인지도를 높였다.



영화 '저스티스 리그' 캐릭터 포스터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이후 그는 DCEU에 플래시 역으로 저스티스 리그에 입성했다.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2016)에서 카메오로 출연하는 것을 시작으로 '저스티스 리그'(2017)에서는 원더 우먼을 비롯한 히어로들과 힘을 합쳐 세계를 구했으며 솔로 무비 '더 플래시'의 주연까지 발탁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의 앞길은 창창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의 인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2022년은 그의 범죄자 이력에 있어 실로 어마어마한 기록을 남긴 해였다. 술집 난동 및 폭행 혐의, 살해 협박 혐의,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 미성년자 그루밍 범죄 혐의, 빈집에 침입해 술을 마신 절도죄 혐의로 고소당했고 미국 매체 TMZ를 비롯한 외신들은 그의 범죄를 앞다퉈 보도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그루밍 성범죄는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신뢰를 얻은 뒤 관계를 형성한 후 심리적으로 지배하는 행위이며 피해자의 대부분이 미성년자로 피해 당시에는 피해자라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에 에즈라 밀러는 대중의 뭇매를 맞았다.



영화 '더 플래시' 포스터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에즈라 밀러는 할리우드 대표 '미운 우리 새끼'로 거듭났다. 지난 1월 31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에 따르면 DC 스튜디오 공동 회장인 제임스 건과 피터 사프란은 6월 16일 개봉 예정인 '더 플래시'의 주연이 바뀌지 않을 것이며 에즈라 밀러와 함께 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피터 사프란은 "에즈라 밀러는 개선되고 있다. 회복에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 적절한 시기가 되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최선의 길이 무엇인지 알아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후 그의 말을 증명하듯 그의 얼굴이 담긴 '더 플래시' 공식 예고편이 지난 2월 12일 공개됐다.


이는 '달리랜드'의 감독인 메리 해론의 입장 발표와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2022년 9월 1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는 "(에즈라 밀러가) 캐릭터에 매우 깊이 빠져든 상태로 촬영장에 왔다"며 그의 연기를 칭찬했으며 이어 "매우 괴로운 일이었지만 치료를 하게 되어서 기쁘다"고 밝혔다.



영화 '저스티스 리그' 스틸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유아인, 김새론 등 국내에서도 범죄자가 된 배우들로 인해 타격을 받은 작품의 제작자들과 배우들이 피해를 호소하는 가운데 에즈라 밀러 사태는 듣기만 해도 어지러울 정도다. 가해자의 범죄만 해도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막대한 상황에 이를 엄벌에 처하기는커녕, 옹호하는 모습은 흉하다. 그를 계속 미디어에서 봐야 하는 피해자의 입장은 생각하지 못한 채 작품 공개만을 목표로 하는 상식 밖의 행보는 실망스럽기까지 하다.


사회는 부모가 아니다. 잘못을 옹호하고 '우리 아이는 그러지 않을 것이다'라는 오만을 품어서는 안 된다. 수많은 이들의 피와 땀이 들어간 작업인 만큼 그를 짊어지는 무게가 어떤지를 알게 해주고 매서운 눈초리로 지켜봐야 하는 것이야말로 사회의 책임이다.


6월은 에즈라 밀러에게 심판의 달이 될 모양이다. 오는 6월 16일 공개 예정인 '더 플래시', 그리고 6월 9일 공개 예정인 '달리랜드'까지. 배우 에즈라 밀러의 논란이 여전히 시끄러운 가운데 제작자들의 행보가 옳은 결정이었는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가 스크린에 복귀하는 6월, 에즈라 밀러로 인한 파장을 그들이 과연 어떤 표정을 짓고 감내하고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