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특수' 없이 6대 로펌 등극 …화백·우방 합병으로 윈윈 성공

■[법무법인 화우가 걸어온 길]
대등한 규모 로펌 뭉쳐 서로 보완
오너 카리스마 대신 민주적 문화로
'고객중심 경영' 성장 뿌리 만들어

노경래 법무법인 화백 대표변호사(왼쪽 두번째)와 윤호일 법무법인 우방 대표변호사가 법무법인 화우 합병병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법무법인 화우 제공

법무법인 화우가 ‘후발주자’라는 꼬리표를 뗀 건 지난 2003년 성공적인 합병을 이룬 뒤 얼마 지나지 않아서다. 당시 송무 분야에 특화됐던 법무법인 화백과 기업자문 분야에 탄탄한 경쟁력을 자랑하던 법무법인 우방이 합병해 ‘화우’가 탄생했다. 규모가 큰 로펌이 상대적으로 작은 로펌을 흡수합병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화백과 우방이라는 대등한 규모의 로펌이 합병해 성공한 것은 보기 드문 사례였다.


화우가 합병 이후 급격한 성장을 이룬 것은 ‘1주택 2가구’식 합병이 아닌 성공적인 화학적 결합 덕이었다. 처음에는 두 로펌의 전문분야가 다른 만큼 조직 분위기가 융합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화우는 공통적인 규칙을 만들기 위해 통합준비위원회를 조직해 30번 가량 회의를 했다. 서로를 이해하기 어려워 다투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민주적인 파트너십이라는 원칙에 합의를 했다.


정진수 화우 대표변호사는 “당시 화백과 우방 소속이었던 현재 시니어 변호사들에게 물어보면 서로의 출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두 로펌이 전문분야·성격·스타일이 모두 달랐지만 성공적인 결합을 이뤘다는 방증”이라고 밝혔다.


‘6대 로펌’으로 자리잡은 화우의 성장세가 법조시장 내에서 회자되는 이유는 대부분의 로펌과 달리 IMF 외환위기를 겪지 않았다는 점이다. IMF 당시 로펌들은 밀려드는 인수합병(M&A) 수요에 몸집을 키웠다. 이른바 IMF 특수에 따른 성장이었다. 이를 경험치 못한 화우에게는 ‘후발주자’라는 꼬리표가 따라왔지만, 화우는 민주적 문화와 고객의 편의성이라는 원칙에 집중해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 최근 10여 년간 해마다 두 자리 수 성장세를 지속할 정도다.


실제 화우 소속 변호사들은 화우가 성장한 주요한 요인으로 민주적인 사내 문화를 꼽았다. 예컨대 실제 화우의 대표변호사와 신임 파트너변호사는 같은 지분을 가지고 있다. 내부 인사 등 무기명 투표로 이뤄지는 내부 의사결정에서 변호사들의 의견이 크게 반영된다는 얘기다.


이광욱 변호사는 “다른 로펌이 오너의 카리스마로 이끌어가는 곳이라면 화우는 민주적인 문화로 개별 변호사들이 조직을 위해 행동하기 쉬운 곳”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객중심 경영’이라는 조직문화도 성장의 발판이 됐다. 몸집을 불리기 위해 무리하지 않고 고객의 필요에 따라 업무영역을 늘리며 규모를 키워가자는 캐치프레이즈다.


정 대표변호사는 “조직 내부적으로 변화했다고 아무리 말해도 결국 성적표는 고객이 쓰는 것”이라며 “고객을 얼마나 진정성 있게 대하느냐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로펌을 만들어보자는 것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아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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