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 기술이 3200톤급 구축함 띄웠다

광개토대왕함, ‘금속와이어 3D프린팅 기술’로 신속하게 부품 재생
‘디젤엔진 부품’에 생기원 독자 개발한 3D프린팅 정비기술 적용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협(왼쪽에서 두번째) 박사 연구팀과 자체 개발한 레이저 기반 금속와이어 3D프린터. 사진제공=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생기원 금속와이어 3D프린팅 기술로 광개토대왕함의 손상된 디젤엔진 부품을 재생하는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3200톤급의 광개토대왕함은 1998년 실전 배치된 제1호 한국형 구축함으로 2021년 최신 전투체계로 성능을 개량한 후 함대 지휘함으로써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중이다.


손상된 부품은 엔진의 감속기 역할을 하는 디젤엔진 클러치 잠금장치로 엔진 회전에 의해 주변 부품과 접촉·마찰하면서 표면이 마모돼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구축함 부품의 경우 주문생산 방식으로 조달이 이루어져 부품 발주 및 납품까지 3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문제가 있었다.


차선책으로 긴급 수리를 시도했지만 손상 부위의 폭이 좁고 얇아 기존 용접기술로는 부품의 형상 변형 없이 수리하기 어려웠다.


생기원 시흥 3D프린팅제조혁신센터 이협 박사 연구팀은 해군군수사령부정비창으로부터 해당 부품의 수리 요청을 받고 금속와이어 3D프린팅 기술을 적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적용된 기술은 금속와이어 공급기 및 레이저를 탑재한 로봇 팔이 와이어를 레이저 빔으로 녹여 붙여 3차원 형상을 만드는 기술로, 이협 박사 연구팀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기술이다.


기존의 용접 수리 방식은 부품에 열이 과도하게 축적돼 형상이 뒤틀리는 위험을 안고 있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금속와이어 3D프린팅 기술은 레이저 빔을 정밀하게 제어하며 형상을 복원하기 때문에 부품의 열 변형을 억제할 수 있다.


금속와이어 3D프린팅 기술로 신속하게 수리를 완료한 부품은 해군정비창으로 옮겨져 후처리 공정-디젤엔진 결합-시운전 평가를 거쳐 성공적으로 정비를 마쳤다.


생기원과 해군정비창은 2018년 7월부터 국방 분야의 금속 3D프린팅 기술 도입을 위해 협력해 왔고 2022년 10월에는 ‘국방부품 3D프린팅 기술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해군정비창에 대한 3D프린팅 기술 적용을 확대해 왔다.


이번 성과는 해군정비창이 현장 수요 도출 및 평가를 지원하고 생기원이 금속 3D프린팅 신기술을 개발해 국방 분야의 정비 역량을 강화한 협력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군 부품 3D프린팅 재생 작업을 수행한 생기원 이협 박사는 “군 무기체계 노후화로 국방 부품의 재생정비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한 뒤 “3D프린팅 기술은 다양한 품목의 신속 제조에 강점을 갖고 있어 국방부품의 재생 정비 긴급 수요를 충족시키는 핵심기술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군정비창장 최헌식 군무이사관은 “해군 전투력의 최 일선에 있는 함정의 완벽한 전투태세 유지를 위해서는 신속·정확한 첨단 정비기술 확보가 필수”라며 “향후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의 협력체계를 강화해 3D프린팅 정비기술을 고도화함으로써 과학기술 기반의 군 조직으로 혁신을 이룰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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