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 어머니가 처음 만난 자리에서 자신을 학벌로 무시해 남자친구와의 교제가 망설여진다는 한 3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학벌 후려치는 남친 어머니’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한 사립고등학교에 근무 중인 30대 여교사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사촌형부 소개로 만난 남자친구 B씨와 1년간 교제 중이라고 했다. A씨는 전문대에 입학한 뒤 4수 끝에 서울 하위권 대학의 사범대에 들어갔고 30세까지는 공부에 매진했다고 한다.
A씨는 “아직 남자친구와 결혼까지 생각하는 진지한 사이는 아직 아니지만 얼마 전 남자친구 어머니가 식사를 사준다고 하셔서 셋이서 봤다”며 “그런데 어머니가 식사자리에서 저한테 ‘4수나 했는데 거기밖에 못 갔냐’는 뉘앙스로 말씀하셨다”고 토로했다.
이어 “당황했지만 학창시절 공부를 안했었고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는 식으로 말씀드렸다”며 “그랬더니 (남자친구 어머니가) ‘응’하며 학벌 얘기를 계속하셨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남자친구 B씨는 남편과 이혼 후 두 아들을 혼자 키운 어머니에 대해 각별한 마음을 갖고 있다. B씨 형제는 인물이 좋아 학창시절에 인기가 많았고, 공부를 곧잘 해 서울 중상위권 대학을 졸업한 뒤 대기업에 입사했다. 이에 B씨 어머니는 아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한다.
이날 B씨 어머니는 “우리 아들은 1등만 했다. 학교 다닐 때 선생들이 사위 삼고 싶어 했고 몇 문제 틀려 중경외시(중앙대·경희대·외국어대·시립대) 갔다. 컨디션 좋았으면 연고대도 갔을 성적”이라면서 “그래도 인서울은 하고 싶어서 턱걸이로 갔네”라고 A씨를 겨냥했다.
A씨는 “기분이 너무 상해서 표정 관리 안 되고 음식도 손도 안 대고 아무 말 없이 그냥 헤어졌다”며 “순간 머리가 멍했다. 좋지 않은 머리로 졸업까지 하느라 애쓴 순간들도 생각나고 인서울 했다고 좋아하셨던 부모님 생각도 났다”면서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남자친구 어머니가) 말하는 뉘앙스가 제 스펙이 본인 아들에 비해 부족하고 ‘내 성에는 안차지만 아들이 좋아한다니까 받아준다’이런 느낌으로 들렸다”며 “학벌은 제가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솔직히 집안으로 치면 남자친구보다는 (우리 집안이) 훨씬 낫다”고 했다. 이어 “대기업 정년퇴직하신 아버지는 지금도 일하고 있다. 큰 부자는 아니지만 열심히 살아오신 부모님 덕에 큰 걱정은 없고, 여동생은 지방국립대 졸업 후 9급 공무원”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식사 자리를 마치고 헤어진 뒤 “남자친구는 자기 엄마 성격을 아니까 원래 그렇다며 연락해 왔다”며 “아무 대답도 안했는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라고 조언을 구했다. 그러면서도 “남자친구만 생각하면 계속 만나고 싶지만 그 어머니를 생각하면 그만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남자친구 엄마보다 자기 엄마 성격은 ‘원래 그렇다’고 말한 남자친구가 더 문제다. 문제 생기면 혼자 알아서 삭이고 받아들이라는 뜻”, “결혼도 안 했는데 저렇게 후려치는 걸 보면 애 낳고 휴직하면 어마어마하겠다”, “그렇게 당하고도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니 참 답답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