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음료 제조·전달책 길모 씨(뒷줄 가운데)와 협박전화 번호 조작에 가담한 김모 씨(앞줄 가운데)가 10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를 직접 제조한 혐의를 받는 길모씨가 10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길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하고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길씨는 강원 원주시 자신의 집에서 제조한 마약음료를 고속버스와 퀵서비스를 이용해 서울의 아르바이트생 4명에게 보낸 혐의로 7일 체포됐다. 그는 지정된 장소에 마약을 가져다 두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을 구매한 뒤 우유를 섞어 마약음료를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 부장판사는 학부모 협박전화 번호 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김씨에 대해서도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일당이 피해 학부모에게 협박전화를 거는 과정에서 중계기를 이용해 중국 인터넷전화 번호를 국내 휴대전화 번호로 변작해준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중국 거점의 보이스피싱 조직이 마약을 동원해 벌인 신종 피싱 범죄로 보고 길씨와 김씨 등 국내에서 검거한 피의자 주변을 수사하고 있다. 길씨에게 마약음료 제조를 지시한 이모씨와 현지에서 범행에 가담한 중국 국적 박모씨가 이번 범행을 꾸민 것으로 보고 이들의 소재를 추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