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잔뜩 취해 행인과 시비가 붙었다가 이를 말리는 여성 경찰관의 머리채를 움켜쥐고 폭행한 30대 예비 검사가 1심에서 선고를 유예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이종민 판사는 11일 황씨(31)의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벌금 3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법정 진술이나 증거를 종합하면 유죄로 인정된다"면서도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 초범인 점, 경찰관이 선처를 구하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황씨는 지난 1월 30일 새벽 12시 30분경 서울 강남구의 한 식당가에서 행인과 시비가 붙었다. 인근 시민의 신고로 근처 지구대 경찰들이 출동해 싸움을 저지했다.

이 과정에서 황씨는 “왜 저쪽 편만 드느냐”며 한 여성 경찰관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손바닥으로 한 차례 폭행했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그는 경찰서에서 “내가 누군지 아느냐”, “너는 누구 라인이냐” 등의 폭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검찰은 지난 3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황씨를 기소했다.

황씨는 조사 당시 자신을 학생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서울의 한 법학전문대학원에 다니며 지난해 11월 신규 검사 임용자 대상이 됐다. 지난 1월에는 변호사 시험도 치러 이달 말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면 검사로 임용될 예정이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황씨가 검사로 임용되기 전이라 검사징계법에 따른 징계 대상이 아니다”라며 당장 임용을 취소할 방법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기사에서 언급된 사안과 관련해 사건 발생 직후 대상자를 법무연수원 교육 절차(임용예정자 사전교육)에서 배제했다"라고 발표했다.

또 “이러한 중대한 사안은 검찰 공무원이 되지 못할 심각한 문제 사유이므로 이미 인사위원회를 소집하는 등 필요한 절차가 진행 중”이라면서 “절차에 따라 임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