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기 불황 여파에 헬스·안마의자 업계의 성장세가 주춤했다. 시장점유율 1·2위를 중심으로 업계가 재편되는 전형적인 불황형 시장 구조 변화도 나타났다. 업계는 지출을 줄여 아낀 자금으로 품질과 브랜드가 확실한 고가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트렌드 변화에 맞춰 프리미엄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세라젬·바디프랜드·코지마·휴테크 등 주요 안마의자 업체 4개사의 지난해 매출은 1조4537억 원으로 전년 1조5192억 원 대비 4.32% 줄었다. 2021년에 전년 대비 40%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눈에 띄게 꺾인 것이다. 업계는 코로나19 엔데믹 기간에는 집안에서 건강을 관리를 할 수 있는 헬스·안마의자 판매가 크게 늘었지만, 지난해 엔데믹화하면서 매출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거듭했던 시장 성장세가 꺾이면서 선두 기업과 하위 기업 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기준금리를 비롯한 경제 여건이 크게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대형 업체 위주의 시장 재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업계 1위인 세라젬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12.4% 늘어난 7502억 원을 기록했다. 창립 후 역대 최대 매출이다. 세라젬은 2020년 3003억 원에서 2021년 6671억 원으로 매출이 122%로 크게 증가한 이후 또 다시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 치웠다. 특히 기존 안마의자 1위 업체인 바디프랜드를 2021년 역전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격차를 더욱 크게 벌렸다. 세라젬은 2020년까지 매출이 바디프랜드(5557억 원)에 뒤쳐졌지만 2021년 758억 원 차이로 앞섰다. 지난해에는 바디프랜드가 전년 보다 축소된 5220억 원의 매출에 그쳐 매출 격차가 2282억 원으로 확대됐다. 다만 바디프랜드도 지난해 여전히 매출 5000억 원대를 유지하며 하위 경쟁 브랜드들과 차이를 분명히 했다.
반면 코지마는 2021년 매출이 1555억 원까지 성장했지만 지난해는 1150억 원으로 하락했고, 휴테크는 역시 2021년에 매출 1000억 원을 돌파 했지만 지난해 665억 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양극화 등으로 인해 브랜드 가치가 높고 상대적으로 이익률이 높은 프리미엄 라인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들이 시장에서 영향력을 굳건히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중저가 중심의 업체들은 경기 불황 여파를 더욱 크게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세라젬의 주력 제품인 ‘마스터 V6’의 가격대는 500만 원대 초반이고, 최근 출시한 신제품 ‘V7’은 500만 원대 중반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바디프랜드 역시 주력 제품인 ‘팬텀 메디컬 케어’ 등의 가격이 500~600만 원대다. 바디프랜드에 따르면 500만 원 이상의 고가 제품 판매 비중(매출 기준)이 76%에 달한다. 안마의자 10대 중 8대는 프리미엄 제품이 팔리고 있는 셈이다.
렌털 비중이 높은 업체들의 매출 하락세가 더욱 컸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리인상 여파로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면서 매달 나가는 렌털비 등을 우선적으로 줄이는 경향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세라젬의 경우 렌털과 직접 판매 비중이 평균 5대5 수준으로 알려져 있지만 다른 안마업체들은 7대3으로 렌털 비중이 큰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안마의자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형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경기 침체 여파가 본격화 되는 올해는 이러한 추세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