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할머니 사망 현장서 돈 '슬쩍'…홈캠에 딱 걸린 구급대원

응급환자의 집에서 현금을 챙긴 구급대원 마크 타이틀리(58). BBC 보도화면 캡처

영국에서 90대 할머니가 쓰러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이 응급환자의 집에서 현금을 챙기는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슈롭셔주 슈루즈베리의 응급대원 마크 타이틀리(58)는 자신의 절도 혐의를 지난 4일 열린 재판에서 인정했다. 법원은 그에게 18주간의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120시간의 봉사활동과 함께 530파운드의 벌금, 187파운드의 배상금을 내라고 명령했다.



유튜브 캡처

그는 지난해 6월 29일 94세의 할머니가 자택 정원에서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환자는 20분가량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결국 숨지고 말았다.


타이틀리는 연명치료포기 각서를 찾겠다며 환자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거실에서 플라스틱 상자에 놓인 현금을 자신의 호주머니에 넣었다. 그가 당시 훔친 현금은 60파운드(한화 약 10만원) 정도로 나타났다.


그러나 거실 천장에 달린 폐쇄회로(CC)TV의 존재를 눈치챈 그는 당황한 모습으로 현금을 제자리에 돌려놨다. 하지만 이미 녹화된 뒤였다. 영상을 확인한 할머니의 아들은 ”역겹다“고 비판했다.


타이틀리는 현금을 가족에게 전달하려는 의도로 돈을 챙겼다고 경찰에서 주장했다. 그렇지만 그는 결국 절도를 인정해 집행유예 12개월을 선고받고 퇴사했다.


네이선 허드슨 영국 최고 구급대장은 “이런 행동이 우리의 명성에 오점을 남긴다”며 “매우 유감스럽다. 이런 일은 아직 현직에 있는 직원들을 훨씬 더 힘들게 한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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