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불륜·내연녀 음란메일’에도 4선 성공한 日 가나가와현 지사

내연녀에 수준 낮은 '음담 패설' 보내고
성인 비디오 구매 강요…거부 땐 '버럭'

사진 제공=구로이와 유지 공식 홈페이지

11년간 불륜을 저지르고 내연녀에게 보낸 음란 메일이 공개된 구로이와 유지(?岩祐二) 가나가와현 지사가 통일지방선거에서 승리해 일본 정계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 11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9개 도부현(광역단체) 지사 선거와 41개 도부현 의원 선거가 9일 동시에 치러졌다. 개표 결과 구로이와 지사가 193만3753표를 얻어 다른 3명의 후보를 누르고 4선에 성공했다. 일본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가나가와현은 도쿄 인근 수도권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요코하마를 현청소재지로 두고 있다.


구로이와 지사는 “사적인 일로 여러분에게 불쾌감을 드려 죄송하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는 “가나가와현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며 “이제부터 제로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마이너스가 됐다. 이제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앞서 현지 시사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은 지난 5일 구로이와 지사가 2000년부터 2011년까지 지속된 내연녀 A씨와의 관계를 폭로했다.


매체는 구로이와 지사가 A씨에게 보낸 메일 내용도 보도했는데 외설을 넘어 저질 음담 패설이 가득했다고 한다. A씨에 성인 비디오 구매를 강요하고 이를 거부하면 A씨를 윽박지르는 대화도 발견됐다고 전했다. 구로이와 지사의 ‘성실하고 신사적인 정치인’ 이미지가 실추되는 순간이었다.


구로이와 지사는 보도 다음 날 기자회견을 통해 “A씨를 웃게 해주려는 목적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여론의 비판은 식을 줄 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로이와 지사는 득표 2위 후보를 약 130만표 차이로 제치며 4선에 성공한 것이다.




오사카시에 설치된 통일지방선거를 홍보하는 알림 간판. /교도 연합뉴스

그의 4선을 놓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자성과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 네티즌들은 “그는 마이너스(를 언급했지만) 1만 이상으로 믿음을 잃었다. 신뢰 회복은 도저히 무리”, “한 여자(내연녀)를 물건처럼 대한 사람이 현민을 성실하게 대할 수 있을지 의문”, “빠른 퇴직을 강력히 희망합니다”와 같은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비록 구로이와 지사의 문제를 인지했지만 지지했다는 네티즌도 있었다. 그는 “다른 후보들이 더 경쟁력이 있었다면 당신이 졌을지도 모른다”며 “교육과 육아 예산의 증액이 필요하다. 가나가와현에 살아서 좋았다고 생각되는 현정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 10일 일본 총무성은 전날 치러진 9개 도부현 단체장 선거 투표율은 46.78%로, 역대 최저였던 2015년 47.14%를 0.36%포인트 밑돌았다고 발표했다. 41개 도부현 광역 의원 선거의 투표율은 41.85%로, 역대 가장 낮았던 2019년 44.02%에서 2.17%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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