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금융지주들의 실적이 올해부터는 감소세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금리 하락 압력이 거세지면서 은행의 이자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부실채권 증가 우려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과 금리 인하 등 서민금융 지원 비용 증가가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1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지배주주 귀속 순이익) 전망치는 4조 5304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4조 5888억 원)보다 1.27%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3~5% 정도 순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 반면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소폭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배당과 희망퇴직금 등 1회성 비용이 크게 많아진 지난해 4분기를 제외하면 금융지주의 실적은 계속 늘어왔는데 올 1분기부터는 증가세가 꺾일 것으로 전망된 셈이다.
금융지주의 실적 감소는 시중금리 상승세가 멈춘 데다 예대금리차 축소 압력이 거세지면서 이자이익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관측됐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은 전 분기 대비 평균 0.07%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은행 대출 연체가 증가하면서 대손충당금 적립을 늘리라는 당국의 압력이 커지는 것도 금융지주의 실적 악화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국내 은행의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연체율은 0.34%, 0.28%로 지난해 1월보다 각각 0.06%포인트, 0.11%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0.55%로 같은 기간 0.22%포인트 급등했다. 연체율 상승세가 계속된다면 대손충당금 적립 등 손실 흡수 능력 제고 압력이 높아져 결국 실적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은 물론 상생금융 압박에 따른 비용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익 감소세에 들어선 만큼 금융사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