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이 지난해 실시했던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거래를 재개하기로 했다. 외환당국은 시장 변동성을 줄일 수 있고 국민연금은 환율 변동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윈윈’ 전략임을 확인한 만큼 올해는 규모를 100억 달러에서 350억 달러로 크게 늘렸다.
13일 한국은행·기획재정부는 국민연금공단과 2023년 말까지 350억 달러 한도 안에서 외환스와프 거래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 기관은 지난해 9월 외환스와프 거래로 환율 변동성 국면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경험을 토대로 이번 거래를 다시 추진하게 됐다. 거래 형태나 건별 만기 6개월 또는 12개월, 조기청산 권한 양측 미보유 등 세부 거래 내용은 기존과 동일하다.
그동안 국민연금은 해외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원화 약세를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해 환율 급등 국면에서도 환전을 멈추지 않아 환율 변동성을 키웠다. 이같은 비판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외환스와프를 재개하기로 했다가 올해까지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외환스와프 체결로 국민연금은 외환 수요가 있을 때 한은이 보유한 자금을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이 12개월 만기로 1억 달러를 빌리면 거래일 기준 환율이 1320원일 때 1320억 원을 외환당국에 지급한다. 만기일이 되면 국민연금은 1억 달러를 갚고 당국은 비용 개념의 스와프포인트를 적용한 만큼 원화를 다시 돌려주게 된다. 계약 기간엔 외환보유액이 줄어들지만 만기에 외환이 전액 환원되기 때문에 원상복구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외환스와프 체결로 국민연금은 해외투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율 변동 리스크를 줄이고 외화자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외환당국도 외환시장이 불안할 때 국민연금의 현물환 매입 수요를 흡수해 외환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줄일 수 있었다.
이날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의 외환스와프 체결 소식이 전해진 직후 오전 11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15원대로 전 거래일보다 10원 이상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