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3년 만에 가장 많은 석유 팔고도 웃지 못하는 까닭은

3월 810만 배럴 수출…2020년 이후 최고치
유가하락·가격상한제에 수출액은 43% 감소

4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성 바실리 대성당 앞에 이틀 전 상트페테르부르크 카페 폭발로 숨진 친정부 성향의 현지 군사블로거 블라들렌 타타르스키를 추모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지난 3월 석유 수출량이 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유가 하락세와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서방국가들의 가격상한제로 석유 수출액은 1년 새 40% 넘게 줄어들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4일(현지시간) 발간한 월간 석유시장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지난달 석유 수출량이 전월보다 하루 50만 배럴 증가한 810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분석했다. 이는 2020년 4월 이후 최대 규모다.


IEA는 러시아산 석유 수출이 늘어난 배경에 대해 석유 제품 수요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인도로 수출한 러시아산 석유가 210만 배럴로 가장 많았고, 중국이 190만 배럴로 그 뒤를 이었다. 서방의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는 튀르키예로도 60만 배럴을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 수출물량이 늘었지만 정작 러시아의 석유수출액은 127억 달러(약 16조 5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223억 달러)보다 43%나 급감했다.


이는 지난해 세계 석유 가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3~6월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간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까지 러시아의 석유수출량은 740~810만 배럴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4월부터 3개월 연속 200억 달러를 넘던 수출액은 이후 꾸준히 감소했고 지난 2월에는 116억 달러까지 줄어들었다.


아울러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 호주는 지난해 12월 러시아산 원유, 지난 2월 러시아산 정제 유류제품에 대한 가격상한제 시행에 들어갔다. EU는 여기에 더해 모든 러시아산 석유제품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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