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기업들의 채용 수요가 지난해 보다 줄어든 가운데 업종별로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금리로 전통 제조업 분야의 구인 수요는 크게 떨어진 반면 공공일자리 중심으로 협·단체와 만성적 인력난을 겪는 서비스업 수요는 견조하다.
16일 채용 중개기업 사람인에 따르면 올 1분기 이 플랫폼에 올라온 전체 채용 공고는 전년 동기 대비 9.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1분기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채용이 활발한 시기다. 실제 지난해 1분기에는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채용 공고 건수가 전년 대비 76.1%나 늘었었다. 하지만 올해는 경기 위축으로 기업들의 채용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 사람인 관계자는 “작년 4분기부터 경제 위기 우려가 커지면서 채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대부분의 업종에서 전년 대비 채용 공고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글로벌 경기 위축 영향을 강하게 받는 제조·화학 업종은 1분기 채용 공고가 작년보다 31.6%나 줄었다. 작년 1분기 84.1%나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급반전됐다. 금융업도 구인 수요가 크게 줄었다. 사람인 플랫폼에서 은행·금융업에 포함된 채용 공고는 지난해보다 38.9%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오른 뒤부터 저축은행의 실적이 고꾸라지고 일부 부실 우려가 제기되는 등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정보기술(IT) 분야의 채용 시장 분위기도 싸늘하다. IT·웹·통신의 채용 공고는 전년보다 28.5%나 급감한 것.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플랫폼 수요가 커지고 디지털 전환(DT)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몸 값 거품’ 논란이 일 정도로 IT 채용 수요가 늘었지만 최근 시장 긴축과 함께 분위기가 차갑게 가라앉고 있다.
반면 기관·협회의 이번 분기 채용 공고는 작년보다 133.2%나 증가해 2배 넘게 늘었다. 경기 침체 속 공공기관의 일자리 채용이 늘면서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사람인 관계자는 “기관·협회는 증가율이 높지 않다가 2022년 4분기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해당 공고에 공공기관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공공일자리 채용 분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는 서비스업의 구인 수요도 작년보다 61.4%가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