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 美프로메테우스 14조원에 품는다…바이오 M&A '활기'

"궤양성 대장염·크론병 치료와 면역학 입지 강화"
"올 4분기~내년 1분기 치료제 마지막 단계 진입"

미국 뉴저지주 케닐워스에 위치한 머크 본사의 간판. 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제약사 머크(Merck & Co)가 미국 생명공학 업체 프로메테우스바이오사이언스(Prometheus Bioscience, 이하 프로메테우스)를 108억 달러(약 14조 원)에 인수한다. 올 들어 수익원 다변화를 위한 제약·바이오업체들의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머크는 16일(현지 시간) 이 같은 사실을 발표하며 “이번 인수로 궤양성 대장염과 만성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 치료에 강점을 갖게 됐으며 면역학 분야에서도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크는 프로메테우스 주식을 14일 종가(114.01달러)에 75%의 프리미엄을 붙인 주당 200달러에 사들일 예정이다.


머크는 이번 인수를 통해 제품 다변화 및 경쟁력 강화를 꾀할 계획이다. 머크는 특히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자가면역 등의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프로메테우스의 ‘PRA023’이 매출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로메테우스가 최근 해당 치료제에 대한 고무적인 임상 2상 시험 결과를 발표한 점이 머크가 인수 결정을 서두르는 데 영향을 미쳤다. 로버트 데이비스 머크 최고경영자(CEO)는 “계획대로 인수가 올해 3분기 마무리되면 올해 4분기 혹은 내년 1분기에 PRA023에 대한 마지막 단계의 궤양성 대장염 연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크의 주력 제품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특허가 2028년 만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 역시 새로운 파이프라인 확충을 위한 인수 움직임에 불을 붙였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머크의 키트루다 관련 매출은 210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 블룸버그통신은 “2020년대 후반 키트루다의 특허권이 종료되면 매출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에 머크는 유망업체 인수에 몰두해왔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수익원 및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성장 동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M&A가 활성화되는 모습이다. 3월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는 암 치료제 개발 업체 시젠을 43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암세포를 정확히 타격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 시장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시젠을 품고 항암제 라인업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앞서 머크 역시 시젠 인수에 나섰지만 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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