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투나노 청약에 3조 뭉칫돈…중소형주 IPO '흥행불패' 잇나 [시그널]

일반 청약경쟁률 1636대 1 기록
오버행 이슈도 투자열기 못꺾어


2분기 첫 일반 공모주인 초소형 정밀기계 기술(MEMS) 업체 마이크로투나노가 일반 청약에서 3조 원이 넘는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중소형 공모주의 흥행 열풍을 이어갔다.


마이크로투나노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17일부터 이틀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결과 최종 경쟁률이 1636 대 1을 기록했다고 18일 밝혔다. 올 공모 기업 중 네 번째로 높은 경쟁률이다.


청약 증거금은 총 3조 1709억 원이 들어왔다. 마이크로투나노의 시가총액이 공모가 기준 917억 원임을 고려할 때 34배가 넘는 자금으로 청약 건수도 27만 5439건에 달했다. 균등 배정 주식 수는 0.45주로 최소 청약 주식 수(30주) 이상 청약한 투자자는 45%의 확률로 1인당 1주를 받을 수 있다. 20일 납입을 거쳐 마이크로투나노는 26일 코스닥에 입성해 첫 거래가 이뤄진다.


앞서 10~11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도 전체 응찰 기관 1815곳 중 99%(1797곳)가 희망 공모가 상단 이상의 가격을 써낼 정도로 입찰 경쟁이 뜨거웠다. 공모가는 희망가 최상단인 1만 5500원으로 결정됐다.





‘오버행(대량 매도 대기 주식 물량)’ 이슈도 투자자들의 투자 열기를 꺾지 못했다. 마이크로투나노의 상장 직후 유통 가능 주식 수는 전체 발행 주식의 55.6%(329만 1120주)에 달한다. 지난해 코스닥 신규 상장 기업들의 평균 유통 물량 비율이 32.92%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회사 측은 리노공업(058470)(7.92%)과 엔에스티(4.61%), 이수페타시스(007660)(1.87%) 등 사업 초기부터 투자한 동종 업계의 전략적투자자(SI) 지분이 많기 때문에 실제 대량 매도 물량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마이크로투나노는 2000년 설립된 MEMS 업체로 반도체 웨이퍼 칩의 불량을 판별하는 프로브카드(Probe Card)가 주력 제품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0.65% 오른 414억 원이며 이 중 약 95%가 SK하이닉스와의 거래에서 발생할 정도로 SK하이닉스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마이크로투나노는 이번 공모로 조달한 금액의 절반 이상(약 84억 원)을 기존 프로브카드 제품군의 매출 증대 및 신규 제품군의 매출 실현을 위해 경기도 용인 소재의 생산공장 설비를 확충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약 41억 원은 프로브 기술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비로 쓰고 나머지 27억 원으로는 산업은행 등에서 빌린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이다.


황규호 마이크로투나노 대표는 “지금부터는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차례”라며 “D램 반도체 검사 부품의 국산화를 넘어서 다양한 산업에 MEMS를 접목시키는 글로벌 MEMS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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