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구로구 가리봉동 일대에서 노래방 접대부 공급 목적의 범죄단체를 결성하고 노래방 업주들에게 폭행과 협박을 일삼은 총책 등 9명을 검거했다. 수사 과정에서 이들 중 일부가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도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19일 브리핑을 열고 노래방 업주들에게 폭행·협박을 일삼은 피의자 9명을 검거하고 이 중 주요가담자 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구속된 4명의 구속 사유에 대해 경찰은 “총책, 관리책, 행동책 역할을 한 이들로 주요 혐의가 너무 짙고 주동자라서 구속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범죄단체조직죄, 직업안정법위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 4조, 마약류관리법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이달 6일과 14일 검찰에 송치했다. 피의자들은 노래방 앞에서 차량으로 입구를 막고, 주류 판매와 도우미 영업을 한다며 허위 112신고로 영업을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피의자들은 모두 중국 국적으로 2명은 귀화, 1명은 영주권자, 나머지 6명은 F4 비자를 갖고 있는 재외동포다.
경찰은 가리봉동 일대에서 노래방 업주들을 폭행하고 협박해 자신들의 보도방 이용을 강요하는 범죄조직이 존재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 노래방들은 청소년들도 이용할 수 있는 업소이지만 주로 성인들이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피해를 진술한 이들은 총 19명이며, 보복이 두려워 적극적으로 진술하지 않은 경우까지 고려하면 피해자는 40여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조직원들은 주로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노래방을 찾아가 이같은 횡포를 일삼았다.
피의자들은 2021년 11월 가리봉동 일대에서 접대부 공급 목적의 범죄 단체인 ‘가리봉보도협회’를 결성했다. 올해 1월부터는 보도방 운영을 독점하기 위해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보도방 업체 6개를 하나로 통합해 범죄단체를 구성했다. 보도방에 있던 여성들은 20~30명에 달하며, 나이대는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했다. 경찰은 성매매알선 혐의에 대해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피해자들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도우미들이 상당 부분 해외 대학생들이라 출국해버린 경우도 있어 수사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일당은 수괴인 총책, 자금 관리와 연락을 담당하는 관리책, 여성을 노래방으로 이동시키는 행동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단체대화방을 운영하며 수괴의 지시에 따라 노래방을 감시하고 지시사항을 보고하는 등 지휘·통솔체계를 갖춘 것도 확인했다. 조직의 총책은 귀화한 중국인으로, 전과 10범 이상이다.
이들은 노래방 업주들을 대상으로 흉기를 들고 협박하는 동영상을 촬영해 전송하고, 노래방 기물을 파손하는 등 업무를 방해했다. 피해자들이 항의를 하러 찾아오는 경우 조직원들을 집결시키며 위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경찰은 피의자를 체포·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칼 등 흉기와 마약류 투약도구를 발견해 압수했다. 피의자 9명 중 4명이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마약류 수사 상황에 따라서는 범죄와 관련성이 있다기보다는 중독돼 있기도 하고 공포심을 유발하는 등의 목적으로 보인다”며 “유통 정황이 파악된 건 아니고 본인들이 ‘던지기’ 형식으로 마약을 받아 투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외국인 밀집 지역 일대 각종 불법행위에 대한 첩보 수집을 강화하고, 예방적 형사 활동을 통해 범죄 분위기를 사전에 제압하는 등 엄정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