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에서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연이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데 이어 경기도 동탄과 부산 등에서도 전세사기 의심 사례가 접수되는 등 전국적으로 피해가 확산되면서 전세사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전세 세입자들은 전세사기 피해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내용증명과 소송 등에 대한 대비까지 하는 모양새다.
20일 찾은 서울 중구 전·월세 종합지원센터 상담센터에는 전세사기를 우려하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서울시는 올 2월부터 기존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전세가격상담센터를 전·월세 종합지원센터로 확대해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전세사기를 당한 이들 등을 대상으로 각종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이날 전세 계약서와 등기부등본 등 서류 뭉치를 잔뜩 들고 센터를 찾은 한 50대 부부는 법무사 등에게 전세 계약서나 등기부등본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물으며 상담을 받았다. 센터 관계자는 “계약 만기가 돌아오는데 주변에서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피해 사례를 들은 뒤 내용증명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보증금을 못 받을 경우 소송을 해야 하는지, 임차권 등기 명령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묻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세사기 피해가 커지면서 혹여나 자신이 피해자가 되지는 않을지 노파심에 센터를 찾는 이들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시에 따르면 2월부터 이달 14일까지 센터의 상담 건수는 총 1469건으로 집계됐다. 법률 상담과 임대차계약 등이 각각 430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등기·경매 상담(334건), 전세 가격 상담(200건), 전세 피해 확인서 상담(74건), 전세 피해 확인서 접수(1건) 등의 순이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운영하는 서울 강서구 전세피해지원센터를 찾은 이들도 많았다. HUG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8일 센터 개소 이후 현재까지 총 방문자 수는 4160명, 상담 건수는 8524건에 달했다. 방문자 수와 상담 건수가 실제 피해자 수를 훌쩍 뛰어넘는 것은 전세사기로 피해를 볼까 우려하는 이들의 발길도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