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킬링 로맨스' 이원석 감독이 밝힌 비하인드 "심달기의 타조 연기, 오정세의 극열지옥 찜질방"

이원석 감독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킬링 로맨스'의 이원석 감독이 직접 작품 속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킬링 로맨스'의 감독 이원석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원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킬링 로맨스'는 톱스타 여래(이하늬)가 섬나라 재벌 조나단(이선균)과 사랑에 빠져 은퇴를 선언했지만 이후 조나단을 피해 다시금 연기 경력을 되찾기 위한 도전을 시도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영화 '킬링 로맨스' 포스터/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이원석 감독은 전작 '남자사용설명서'를 비롯해 B급 감성 코미디 하면 떠오르는 영화인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나한테는 항상 극적인 대본이 들어온다. 외계인인데 방귀 뀌면 변하는, '뷰티 인사이드' 외계인 버전 같은 것들이다. 이상한 것에 이상한 것이 들어가니 투자가 안 되더라"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그는 영화를 극장가에 내놓게 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떨리는 건 지나갔다. 나는 인터넷을 안 한다. 시사회 하고 난 다음부터는 안 본다. 한 달 후나 6개월 있다 봐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봐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4월 극장가에서 함께 경쟁하게 된 '드림'(감독 이병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병헌 감독이 인천 후배다. '극한직업'도 나에게 제의가 먼저 들어왔는데 그때 내가 했었으면 닭이 날아다녔을 것이다"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영화 '킬링 로맨스'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이원석 감독은 '킬링 로맨스'에 '가정폭력을 행하는 남편을 죽인다'는 스토리를 넣었다. 하지만 진중한 소재를 너무 무겁게만 풀지 않기 위해 고심했다. 이러한 이유로 '킬링 로맨스'의 인트로는 동화를 읽어주는 한 할머니가 등장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폭력적인 남편을 죽인다는 것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동화 형식으로 가보자고 생각했다. 나는 '만약'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만약'이라는 말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상상력의 범위를 넓혀준다."


이원석 감독은 '남자사용설명서'에서 오정세가 연기한 톱스타 이승재처럼 이번 작품에서도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허술한 면모를 지닌 인간들을 조명했다. '킬링 로맨스'에 등장하는 조나단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은 어딘가 모르게 허술한 면모가 그러나는 군상들이다.


"나도 그렇고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런 면이 있다. 항상 '형이 말이지' 하는 형들이 대부분 그렇다.(웃음) 예전에 엄청나게 비싼 스포츠카를 얻어 탔는데 동승자가 문콕을 한 적이 있다. 차량 주인이 걱정하지 말라고 보내서 택시 타려고 내려가는데 멀리 골목에서 보니 형이 문콕한 부분을 침으로 닦고 있더라. 다 가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허술함, 그런 것들이 재밌다."



이원석 감독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이원석 감독은 '킬링 로맨스'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먼저 작품에 등장하는 타조에 대해 언급했다. 타조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가 심달기라는 사실도 밝혔다.


"심달기 배우가 타조 목소리를 연기했다. CG 팀이 타조 농장에 가서 사진 찍고 연구했는데 타조가 다르게 울더라. 진짜 우는소리 대신 욕같이 들렸으면 했다. 여러 시도를 했는데 인위적이고 상스러운 느낌이 나더라. 심달기 배우가 타조 울음소리를 했는데 정말 잘 하더라. 효과 하나도 안 쓴 것이다. 센 버전부터 약한 버전까지 세 가지 버전이 있었는데 다 해줬다."


이어 타조에 담긴 의미에 대해 "타조는 원래 원주민들이었다. 동물이 등장하는 서사로 바뀐 이유가 있었다. 동물은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할 수 없지 않나. 그런 것을 상징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원석 감독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마지막으로, 이원석 감독은 오정세가 카메오로 등장한 화제의 극열지옥 찜질방 신에 숨겨진 비하인드도 공개했다.


"오정세 배우가 강원도에 마침 스케줄이 있어서 가족들이랑 와서 촬영했다. '남자사용설명서' 이후 이승재가 10년 후에 뭐 할지 생각했었는데 왠지 영화가 몇 개 망하고 사업도 몇 개 망한 다음에 찜질방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촬영했던 찜질방의 경우, 실제로 있는 곳이고 작품 속 광고에 나온 번호가 진짜 번호다. 촬영할 때 정말 잘 해주셨다."


한편, 영화만큼 재밌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가득한 '킬링 로맨스'는 전국 극장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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