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 결렬…노조 "노동쟁의 신청"

임금인상률·복지 두고 입장 좁히지 못해
쟁의권 확보 시 창사 이래 첫 파업 가능성

삼성전자 서초사옥 내부 전경. 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 노사가 임금 인상률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협상 결렬을 맞았다.


전국삼성전자노조는 21일 교섭 결렬 선언문을 발표하고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역대급 사업 실적에도 사측은 매번 경영 환경이 어렵다며 노조의 안건 50개를 모두 무시했다"며 "매번 임금 교섭 때마다 사측의 최종 제시안을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발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작년 12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난 18일까지 사측과 18차례 본교섭, 2차례 대표교섭을 진행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경쟁사보다 높은 임금인상률(최소 6% 이상) 또는 일시금 보상 △고정시간외 수당 17.7시간 철회 △재충전 휴가 5일 △노조창립일 1일 등을 요구 사항으로 내걸었다. 이와 별개로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노사협의회를 통해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 4.1%(기본 인상률 2%·성과 인상률 2.1%)에 합의했다고 공지했다.


노조가 중노위에 노동쟁의를 신청하면, 중노위는 신청 내용을 토대로 노사 양측의 의견을 청취한 뒤 10일간의 조정 기간을 거쳐 중재안을 내놓다. 이 중재안에도 노사가 합의하지 못할 경우에는 ‘조정 결렬’을 선언하게 된다. 조정 결렬 판정이 나오면 노조는 파업이나 태업 등의 쟁의행위를 할 수 있다.


1969년 삼성전자 창사 이래 그동안 파업이 벌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노조는 작년에도 조정을 신청해 쟁의권을 확보했지만, 실제 파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한편 노조 공동교섭단에는 삼성전자사무직노동조합, 삼성전자구미노동조합,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 4개 노조가 참여한다. 이중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노조는 이날 기준 조합원 수가 9000명을 넘겼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 직원 12만 명 중 7.5%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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